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중국이 우리 측에 쌀·농수산물 양보하면서 가져간 것은?

화이트보스 2014. 11. 10. 18:08

중국이 우리 측에 쌀·농수산물 양보하면서 가져간 것은?

  • 조선닷컴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입력 : 2014.11.10 15:42 | 수정 : 2014.11.10 17:34

    "농산물 수입액 기준 40%로 막은 것은 엄청나게 큰 성과"

    
	10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페닌슐라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한-중 정상회담 경제성과와 FTA 협상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페닌슐라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한-중 정상회담 경제성과와 FTA 협상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10일 실질적 타결을 선언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쌀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 뒤 가진 브리핑에서 "마지막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랐던 쌀은 '양허 제외'가 아니라 '협정 대상 제외'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앞으로 쌀은 FTA에서 협상 대상으로 다시 오를 일이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 수석은 우리 측 민감 품목인 농수산물의 개방 수준을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정한 것에 대해 "우리가 어느 때보다 관세철폐로 인한 폐해를 막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수석과 김영무 동아시아FTA추진단장(한·중 FTA협상대표단 교체수석대표)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연내 가서명이면 오늘 정상 간에 서명한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양해각서(MOU)이다. ‘합의의사록(agreed minutes)’이라고 표현했는데 양국 간에 협상이 타결됐고 공식 협정 문안을 앞으로 작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늘 타결된 것을 토대로 협정 문안을 다 작성하면 올 연말이 될 것이다. 이 때 양국 수석대표의 가서명이 이뤄질 것이다." (안 수석)

    -농산품은 당초 대부분 양허에서 제외한다는 전략이었는데, 품목수를 기준으로 70%를 개방한다. 너무 양보한 것 아닌가.

    "농산물 수입액의 60%, 쌀 등을 포함한 전체 농산품목의 30%가 양허에서 제외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품은 거의 대부분 양허 제외로 돼 있다. 70% 개방에 들어가는 품목은 국내에서 생산이 안되거나 한·중 간 교역이 없는 품목 위주로 돼있다." (김 단장)

    -쌀 개방이 완전 제외됐는데 앞으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전혀 없는가.

    "쌀은 그동안 '양허 제외'로 취급되고 있었다. 양허 제외라는 것은 언제든 협상 테이블에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테이블에 올랐던 쌀은 '협정 대상 제외'로 합의했다. 앞으로 FTA에 관해서 쌀의 경우 절대 협상 대상으로 다시 오를 일이 없다는 의미다." (안 수석)

    -쌀을 비롯해 농수산물이 우리측 개방 대상에서 많이 제외됐다면, 중국은 무엇을 가져갔나.

    "우리가 중국 측에 대해서 즉시 과세나 10년 이내로 관세 철폐를 제외해준 품목들은 대부분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전기, 전자 등 우리의 경쟁력이 압도적 우위이거나 상당 부분 우위를 점한 분야이다. 물론 경쟁력이 변하는 부분은 있지만 지금 현재 정태적 분석으로 봐서는 그렇게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 단장)

    -이번 실질 타결에 따라 남은 절차에 추가적인 협상 항목이나 내용이 있나.

    "남은 쟁점 사항은 없다. 문안 작성을 위한 수정이나 법률적 검토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오늘 오전 8시 시점으로 모든 협상이 종결되고 타결이 됐다. 추가적인 쟁점 사항은 현재로서는 없다. 문안 작성하고 수정해서 연말까지 가서명하고 내년에는 정식 서명한다. 그리고 국회비준을 거쳐 발효하는 과정만 남아 있다." (안 수석)

    -우리가 쌀 시장 개방을 막음으로 인해서 중국 측이 시장 개방을 하지 않기로 한 분야가 어떤 것이 있나.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와 LCD(액정표시장치)가 힘든 부분이었는데 결론적으로 자동차는 양국 모두 양허에서 제외했다. LCD 패널은 10년 이내 철폐로 가는 것으로 양국이 같은 조건을 걸었다. 중국은 우리가 농수산물을 지키려는 것 만큼이나 이 부분(자동차·LCD)을 지키려는 노력을 굉장히 많이 했다. 다만, 자동차는 현재 중국에서 생산해 중국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관세 부분에 큰 영향이 없고,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호 개방했을 경우 외국 브랜드의 중국산 완성차가 우리나라로 들어올 확률이 있기 때문에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자동차는 양국이 양허에서 제외했다. LCD 패널도 우리 업체 대부분이 중국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김 단장)

    -당초 우리가 요구했던 금융, 통신, 법률, 의료 등은 당장 개방하지는 않기로 합의한 것인가.

    "금융·통신·의료 등 전반적으로 서비스 시장 개방은 중국이 역대 FTA에서 한 것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다. 다만, 금융은 양국 다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개방 수준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통신은 중국이 상당 부분 열었다. 의료는 중국도 우리에게 요구했던 부분이지만, 외국계 의료기관에 대한 우리의 민감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제외했다." (김 단장)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것이 무엇인가.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어려움 등은 나중에 국내에서 기회가 있으면 모아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현지에서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동안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양측 간 치열한 협상 과정이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오전 7시 양측 장관이 최종적으로 만나서 한 시간 동안 최종 확인을 하고 오전 8시에 타결 확인을 했고,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서명하게 된 것이다." (안 수석)
    "마지막까지 남았던 쟁점은 역시 양국 개방 수준, 쌀 협정 제외문제이고 가장 (인식 차이가) 컸던 것은 품목별 원산지 기준이다. 이 부분에 대한 기술협상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오늘 새벽까지 협상을 해 일괄적으로 타결을 했고, 오늘 아침에 양측 장관이 확인했다." (김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