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에서 지켜보던 서독의 하인리히 뤼브케 대통령도 눈물을 흘렸다. 뤼브케 대통령은 이후 박 대통령에게 “ 분단된 두 나라가 합심해서 경제부흥을 하자. 공산주의를 이기는 길을 경제 건설뿐이다”라고 위로했다. 바로 ‘함보른 탄광의 눈물’로 불리는 일이다.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진 한국 근대사의 주요 현장 중 하나다.
그로부터 50주년인 다음달 10일 바로 그곳에서 기념식이 열린다. 파독 광부·간호사는 물론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등도 참석한다. 그리고 두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알리는 표지문도 설치된다.
이번 일을 추진 중인 신현태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표지문의 내용은 ‘독일연방공화국의 뤼브케 대통령과 대한민국 박정희 대통령이 12월 10일 이곳을 방문하다’란 것”이라며 “뒤스부르크시에 설치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보른 광산은 80년대 폐광됐고 그 자리엔 뒤스부르크시가 운영하는 체육시설이 있어 시의 허가가 필요하다. 김용길 파독광부협회장은 이와 관련 “시장에게 결재서류가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실무선에선 허가가 났다는 의미다.
사실 과거에도 함보른에 박 전 대통령 기념물을 설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2010년엔 연설 기념비를 설치하려고 했다. 그러나 뒤스부르크시가 좀처럼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동상을 세우려던 움직임도 있었으나 현재는 중단됐다. 한 교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교민들을 의식해 시가 주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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