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의 복잡한 4·29 선택
박성원 논설위원
입력 2015-04-04 03:00:00 수정 2015-04-04 03:00:00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직계 사단이었던 동교동계는 새정치민주연합의 2·8전당대회에서 당권·대권 분리론을 내세운 박지원 의원을 도왔다. 이희호 여사까지 나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박 의원은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의 표심에선 이겼지만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표에게 져 고배를 마셨다. 그 후 동교동계에선 쌓인 감정들이 터져 나왔다. “친노(친노무현)들이 매번 여론조사로 장난을 쳐 즈그들끼리 다 해먹으려다 당을 망친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준 새천년민주당을 깨고 대북 송금 특검으로 남북 관계를 망친 사람들 아니냐.”▷지난달 31일 동교동계가 DJ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이훈평 전 의원이 “4·29 재·보선에서 권노갑 새정치연합 고문이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를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은 손들어 보라”고 했다. 60여 명 가운데 한 명도 없었다. “지원하지 말자”엔 전원이 손을 들었다. 권 고문은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해 4·29 재·보선에 출마한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을 비난하며 새정치연합을 돕겠다고 밝혔지만 동교동계 동지들은 생각이 이렇게 다르다.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즈그들이 잘나서 이겼다고 떠들고, 동교동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패배할 경우에는 ‘이젠 동교동계 약발도 사라졌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동교동계 인사들의 시각이다. 문 대표가 이러한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진정성과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동교동계가 끝까지 일사불란하게 재·보선 지원을 거부할 것인지도 여기에 달려 있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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