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의 물귀신 작전[0]
검찰의 구속영장 집행을 코앞에 두고 있던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자살했다. 그런데 그의 호주머니에서 이상한 메모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주었다며 그들의 실명과 돈 액수가 적혀 있는 메모다.
나는 이것에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우선 돈을 주었다는 시점이다. 자신이 적은 메모의 날짜로는 2006년이다. 이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되기 7년 전이다. 그리고 그때 박근혜는 당대표도 아니고 그냥 평의원이었다.
그런데 그때 왜 박근혜 그 자신도 아니고 박근혜와 가까운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돌렸을까 하는 것이다. 사실 박근혜와 가까운 의원만 있는 것도 아니다. 홍준표한테도 1억을 줬다는데, 홍준표야 독불장군이고 박근혜 비방도 엄청한 사람이니 친박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사실 그 시점이면 대선 여론지지율 1위는 이맹박이었는데, 그럼 이맹박 측근한테는 돈을 안 돌리고 박근혜 측근한테만 돈을 돌렸다는 것도 납득이 안 된다. 그럼 친이 친박 할 것 없이 다 돌렸지만 이번에 박근혜 정부에서 당하니까 앙갚음을 한다고 친박만 물고늘어진 것일까. 물론 이맹박 정권에서 엄청 헤택을 봤으니까 만약에 친이 측근들에게 돈을 돌렸다면 그건 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친이한테 돈 줬다는 말은 안 남겼다. 혹시 지금 친박한테 돈 줬다고 하는 게 사실은 친이한테 준 걸 착각하고 헷갈린 것일까.
또하나, 정말 친박한테 돈을 돌렸다면 박근헤 정부가 들어서고 2년이나 됐는데, 자신이 돈을 주었다는 사람들이 비서실장도 하고 실세들이 많은데 왜 덕을 안 보고 그냥 지냈을까. 그리고 자신에 대한 비리 수사가 들어오려고 할 때 왜 김기춘이나 유정복이한테 구명 요청을 안 했을까. 이상하지 않나.
또하나, 그가 김기춘한테 돈을 준 날짜, 그러니까 2006년 9월 26일이라고 정확한 날짜까지 적어놓았다는데, 그날은 김기춘이 프랑스에 있던 날이라고 한다. 아마 외국 출장 중이던 박근혜를 수행하여 프랑스와 독일 등을 여행할 때인 것 같다. 그런데 이때 돈을 줬다고 한다.
어떻게 주었을까. 자신은 한국에 있고 김기춘은 프랑스와 독일에 있었는데 말이다. 통장에 계좌이체시킨 것일까. 아니면 외국으로 송금한 것일까. 그랬다면 은행에 기록이 다 남아있을 텐데 단박에 밝힐 수 있다. 기록이 없으면 성완종의 주장은 거짓말이 된다.
이런 점들을 짚어보면 성완종의 말에 신뢰가 전혀 안 간다. 감옥 가기 싫어 죽음을 택하면서 수사를 막아 자신의 재산도 지키고, 한편으로는 박근혜 정부에 앙갚음도 하려는 작전이 아닐까.
죽은 자의 명복은 빌지만 이래저래 납득이 안 가는 메모를 남기고 간 것 같다. 그런 게 있다면 안 죽고 얼마든지 폭로하고 협박했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보면 성완종이 혼자 죽을 수 없다, 같이 죽자 하고 죄없는 사람 다리를 잡고 늘어진 전형적인 물귀신작전을 벌인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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