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가사도 주민들 "금광 개발한다고…절대 안 돼"
(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는 전국 최고 톳 생산지로 유명하다. 전남도 에너지 자립 섬이자 한옥촌이 들어서는 등 아주 평온한 곳이다.
이처럼 살기 좋고 조용한 어촌이 금광개발 소식으로 요즘 시끄럽다. 주민들은 물론 향우들까지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주민들은 설마 했던 금광개발 사실을 지난 25일 알게 됐다고 한다. 진도군청 직원들을 대동한 가운데 개발업체가 골목마을회관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29일 전화통화에서 "㈜골드썬이란 개발업체가 내일이라도 금광개발을 재개하길 원한다"면서 "마을 앞 작은배나끼미 골짜기에 광구를 설치하고 지하 200m 이상 파고들어간다는 개발 계획을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하 40m부터 금은 존재하고 마을경계 도로 안쪽으로는 안 들어 온다고 했지만 믿을 수 없다"며 결사반대 입장을 표했다.
주민들은 금광이 개발되면 '물이 없는 섬'이 될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지하 200m까지 파고들어가 미로처럼 벌집을 만들어버리는데 물이 말라버리는 건 당연하고 지하수도 오염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장인재(51)씨는 "업체가 군청 직원을 대동한 채 개발 시작을 알리는 통보식 설명회를 열었다"면서 "물이 풍부한 가사도에 금광개발이 시작되면 환경오염 등으로 폐허가 될 게 뻔하다"고 반대했다.
마을 주민 90% 이상이 반대 서명을 했으며 향우들도 가세하고 있다고 한 주민은 전했다.
금광개발 업체 골드썬은 전남도로부터 2010년 10월부터 2028년 10월까지 돌목리 375번지 일대 산 0.3㏊에 금·은 광권 개발 허가를 받았다. 최근 진도군으로부터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도로 개설과 굴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광 개발 사업은 일제강점기 때 시작됐다. 시추작업만 수십 년 걸쳐 진행됐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광권 소유권을 사들인 골드썬이 금값 상승 등으로 채산성이 높아지자 개발사업을 진행해 왔다.
chog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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