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도권 종합개발… 인구 1억명 메갈로폴리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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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6.01 03:04 | 수정 : 2015.06.01 08:56
[中 시진핑 야심작'징진지'프로젝트]
베이징은 정치·문화·국제교류·과학, 톈진은 국제항운·금융 중심지로 육성
허베이성엔 첨단 제조 기지 등 들어서… 6년간 인프라 개발에 7420조원 투입
주요 도시 3시간대 연결 교통망도 구축, 수도권 과밀 해소·내수진작 효과 노려
징진지(京津冀).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톈진(天津)과 허베이성(옛 이름 지저우·冀州)을 합친 중국의 수도권을 의미하는 말이다. 우리의 서울·인천·경기와 비슷한 개념이다. 징진지 면적은 21만6000㎢로 한반도 전체와 비슷하고, 인구는 1억1000만명에 달한다.중국 공산당은 지난 4월 3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어 '징진지 협동발전 계획 요강'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앞으로 6년간 징진지 개발에 42조위안(7420조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20배에 달하는 돈이다. 중국 제일재정일보(第一財政日報)는 "42조위안은 인프라 건설만 고려한 금액"이라며 "산업 연계 투자 효과까지 감안하면 징진지 프로젝트에 들어갈 자본 규모는 100조위안(1경766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초거대도시)' 탄생을 예고한 것이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내수 진작 '두 마리 토끼'
시 주석이 징진지 개발을 들고 나온 건 허베이(河北)성을 활용해 수도 베이징의 과밀화와 스모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 2020년까지 베이징 인구를 2300만명으로 묶고, 베이징의 '굴뚝 공장'을 밖으로 빼려면 허베이성이 배후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작년 5월 베이징시가 207개 오염 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자 허베이성은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했다. 징진지 프로젝트는 베이징의 인구와 공장만 넘기는 게 아니라 일부 행정기관과 국유기업 등 '알짜 기능'을 당근으로 함께 주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징진지) 산업 재배치를 통해 산업 구조를 최적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베이징은 정치·문화·국제 교류·과학기술이라는 4가지 기능에 집중한다. 항구도시 톈진은 국제 항운과 금융 중심지로 육성될 계획이다. 허베이성에는 첨단 제조 기지와 물류센터, 전략 자원(석유 등) 비축 기지 등이 들어선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최근 허베이성 창저우(滄州)에 첨단 설비를 갖춘 제4공장을 착공한 것도 징진지 프로젝트와 관련이 깊다. 베이징에 있던 대규모 도매시장과 동물원도 모두 허베이성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대신 허베이성에 자리 잡은 기존의 철강·석유화학 공장은 차례로 문을 닫는다. 중국은 수도(베이징) 과밀화를 풀기 위해 수도권(징진지) 광역화라는 '분산 개발' 카드를 꺼낸 것이다.
징진지 개발에 6년간 투입될 42조위안의 정부 예산은 위기에 빠진 중국 경제에 '구원 투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1분기 국제수지 적자가 800억달러(약 87조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징진지 프로젝트에 연평균 7조위안(1236조원)이 투자된다면 부진한 중국 내수를 크게 자극해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함께 중국 경제의 새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9500㎞ 철도와 9000㎞ 도로 건설, 공항 연결
징진지 계획의 핵심은 한반도만 한 이 지역에 철도와 도로를 촘촘하게 깔아 하나의 도시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다. 2020년까지 징진지에는 9500㎞ 철도와 9000㎞ 도로가 추가로 건설된다. 베이징과 톈진, 베이징과 허베이의 주요 도시를 3시간 안에 연결하는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베이징 외곽을 돌면서 허베이성 주요 도시를 통과하는 940㎞의 순환도로는 내년에 개통된다. 이 도로는 중국이 추진하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유치도 뒷받침한다. 베이징~톈진, 베이징~스자좡(石家莊), 베이징~장자커우(張家口), 베이징~탕산(唐山)을 잇는 새 고속도로 건설도 징진지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허베이성 지역 전화번호를 베이징과 같은 '010'으로 통일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징진지의 핵심 공항이 될 베이징 신공항 건립 계획은 작년 말 확정됐다. 신공항은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남쪽으로 46㎞ 떨어진 곳인데, 허베이성 랑팡시와의 거리는 26㎞에 불과하다. 베이징 신공항이 아니라 징진지 공항인 셈이다. 800억위안(약 14조2000억원)이 투입되며 2019년 가동에 들어간다. 2025년까지 연간 승객 7200만 명과 항공기 62만 편, 화물 200만t을 처리하는 게 목표다. 인천공항보다 더 크고,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과 비슷한 수용 능력을 갖췄다.
징진지 프로젝트가 인접 지역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산둥성 더저우(德州)는 징진지 주민에게 농산물, 산시성 다퉁(大同)은 석탄, 네이멍구의 츠펑(赤峰)은 축산물을 각각 공급하기 위해 징진지에 편입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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