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수의 수호신
동아일보
입력 2015-07-18 03:00:00 수정 2015-07-18 03:00:00

그때에 백두산 부근에 한 작은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의 왕에게는 달덩이처럼 아름다운 딸이 있었는데 재주 또한 뛰어나서 좋은 신붓감으로 널리 소문이 나 있었다. “흑룡이 나타나 온 나라가 황폐해졌는데 이런 참상을 보고 제가 가면 어디로 가고, 간다 한들 무슨 기쁨이 있겠어요?” 공주는 주변국 왕자들의 청혼을 모두 물리치면서 말했다. “흑룡을 물리치고 물을 되찾아오는 총각만이 저의 짝입니다.” 마침 성이 백가인 장수가 흑룡과 싸우며 백성들을 위해 부지런히 물줄기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어렵게 찾아낸 물줄기는 흑룡의 방해로 순식간에 돌산으로 변하기가 일쑤였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공주는 백 장수를 찾아갔다. “지난밤 꿈에 하얀 옷을 입은 노인이 나타나 말하길, 백두산에 있는 옥장천의 물을 석 달 열흘 마시면 흑룡을 물리칠 힘이 솟는다고 했어요. 저를 따라가요.” 사흘 밤낮 걷고 걸어 도착한 옥장천, 그곳에서 백 장수는 석 달 열흘 동안 계속 물을 마셨다. 산더미 같은 돌을 들어 멀리 던질 수 있을 만큼, 한 번 몸을 날려 수십 길 고목을 넘을 수 있을 만큼 힘이 솟았다.
지금도 백두산 천지에는 무시로 백운흑운이 뒤섞이고 번개가 번뜩이고 천둥이 울리고 비가 오고 우박이 쏟아지는데, 이는 백 장수에게 패한 흑룡(자연재해의 상징)이 싸움을 걸기 때문이라고 한다. 백성은 무엇으로부터건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리더를 원하고 자연은 재해로써 그 리더의 자질을 혹독하게 시험할 뿐이다. ‘천지수’가 전하는 신화적 리더관이다.
최원오 광주교육대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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