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이 109년의 광주시 광산동 시대를 마감하고 목포로 이전한지 10년이 됐다. 전남도청 소재지는 행정구역상으로 무안군 삼향읍이다. 2005년 10월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남악신도시가 조성됐고 남악신도시가 목포시 옥암동과 무안군 삼향읍으로 구성돼 있으니 전남도청을 목포로 이전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남악신도시는 여느 행정도시와 마찬가지로 가장 큰 공공기관인 전남도청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오룡산 아래 전남도청 청사를 축으로 농협 전남본부, 전남경찰청 등 공공기관과 상업시설, 주거단지가 펼쳐져 있다. 광주 상무지구가 광주시청, 나주 빛가람혁신도시가 한전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는 것과 같은 구조다.
그만큼 남악신도시 조성시 전남도청 이전이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2005년 10월 가장 먼저 이전했고 이후 도시가 조성돼 인구 4만명의 남악신도시가 됐다.
그렇다면 전남도청 이전 10년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이전 찬성론자들은 목포·무안권 인구 증가와 경제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남악신도시가 목포와 무안 경계에 생기면서 인구 4만명이 늘었다고 하지만 공공기관 직원들의 이주 외에 새로 유입된 인구는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무안군 인구는 2만명 늘었지만 목포시 인구는 2010년 25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2000여명씩 줄어 현재는 24만명선이 붕괴됐다. 목포 원도심에 있던 사람들이 남악신도시로 옮겨온 것 뿐이다. 경제규모도 마찬가지로 총량에서는 큰 변화가 없어 한마디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괸것’이라고 봐야 한다. 오히려 목포 원도심의 심각한 공동화라는 문제점을 남겼다.
전남도청 공무원들의 역량 하락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광주 광산동 시절만하더라도 전남도청 공무원들은 자타가 인정하는 ‘1류’였다. 스스로 광주시청 공무원을 한 단계 깔고 보는 선민의식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남악시대 10년은 전남도청 공무원들을 ‘2류’로 전락시켰다. 이전 초창기만 하더라도 술마시다가도 찬바람을 맞으며 도청으로 되돌아와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정부 예산을 따기위해 밤샘 작업을 한후 새벽 KTX를 타고 서울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의욕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중생활’(광주에 집을 두고 매일 출퇴근 하거나 주말에만 올라가는 것)에 지치고 이전으로 인한 비용(한달 평균 70여 만원) 부담에 서서히 의욕을 상실했다. 능력보다는 줄대기 인사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손에서 일을 놓았다.
10년을 지켜본 한 산하기관장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이전 초기만 하더라도 밤에 실국장 사무실에 불이 켜진 날이 많았지만 갈수록 줄더니 이젠 불켜진 방을 보기 힘들어요. 광주에 있을때만 해도 아이디어를 구하러 오는 간부들이 많았는데 남악으로 온 뒤로는 거의 없어요”
지정학적 위치때문에 도청에 전입하려는 능력있고 의욕넘친 젊은 공무원도 갈수록 줄고 있다. 여수·순천·광양 등 동부권은 물론이고 장흥·보성 등 중부권 공무원들도 도청에 들어오느니 가까운 시군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기껏해야 도청 인근 목포·무안·신안·진도 등 서남권 공무원들만 도청 전입을 희망하고 있다.
절망적인 것은 도청 공무원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면서 이젠 ‘2류’라는 지적에도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데 있다. 민선 6기가 출범해 1년이 지났지만 능동적으로 일을 하는 공무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단적인 예로 민선 6기 출범 후 매일 나오는 보도자료의 양이 줄었다. 배포되는 자료도 기사화 할만한 신선한 내용이 거의 없다.
전남도도 조직역량 실태조사를 통해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신규 공무원을 직접 채용하거나 역량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몇가지 대책도 내놓았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공무원 스스로 자각하고 변하는 것이다.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할 때 전남의 발전도 있다. 전남도청 공무원들이 다시 1류 공무원으로 거듭 나길 응원한다.
/bungy@kwangju.co.kr
남악신도시는 여느 행정도시와 마찬가지로 가장 큰 공공기관인 전남도청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오룡산 아래 전남도청 청사를 축으로 농협 전남본부, 전남경찰청 등 공공기관과 상업시설, 주거단지가 펼쳐져 있다. 광주 상무지구가 광주시청, 나주 빛가람혁신도시가 한전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는 것과 같은 구조다.
그만큼 남악신도시 조성시 전남도청 이전이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2005년 10월 가장 먼저 이전했고 이후 도시가 조성돼 인구 4만명의 남악신도시가 됐다.
그렇다면 전남도청 이전 10년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이전 찬성론자들은 목포·무안권 인구 증가와 경제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남악신도시가 목포와 무안 경계에 생기면서 인구 4만명이 늘었다고 하지만 공공기관 직원들의 이주 외에 새로 유입된 인구는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무안군 인구는 2만명 늘었지만 목포시 인구는 2010년 25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2000여명씩 줄어 현재는 24만명선이 붕괴됐다. 목포 원도심에 있던 사람들이 남악신도시로 옮겨온 것 뿐이다. 경제규모도 마찬가지로 총량에서는 큰 변화가 없어 한마디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괸것’이라고 봐야 한다. 오히려 목포 원도심의 심각한 공동화라는 문제점을 남겼다.
전남도청 공무원들의 역량 하락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광주 광산동 시절만하더라도 전남도청 공무원들은 자타가 인정하는 ‘1류’였다. 스스로 광주시청 공무원을 한 단계 깔고 보는 선민의식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남악시대 10년은 전남도청 공무원들을 ‘2류’로 전락시켰다. 이전 초창기만 하더라도 술마시다가도 찬바람을 맞으며 도청으로 되돌아와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정부 예산을 따기위해 밤샘 작업을 한후 새벽 KTX를 타고 서울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의욕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중생활’(광주에 집을 두고 매일 출퇴근 하거나 주말에만 올라가는 것)에 지치고 이전으로 인한 비용(한달 평균 70여 만원) 부담에 서서히 의욕을 상실했다. 능력보다는 줄대기 인사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손에서 일을 놓았다.
10년을 지켜본 한 산하기관장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이전 초기만 하더라도 밤에 실국장 사무실에 불이 켜진 날이 많았지만 갈수록 줄더니 이젠 불켜진 방을 보기 힘들어요. 광주에 있을때만 해도 아이디어를 구하러 오는 간부들이 많았는데 남악으로 온 뒤로는 거의 없어요”
지정학적 위치때문에 도청에 전입하려는 능력있고 의욕넘친 젊은 공무원도 갈수록 줄고 있다. 여수·순천·광양 등 동부권은 물론이고 장흥·보성 등 중부권 공무원들도 도청에 들어오느니 가까운 시군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기껏해야 도청 인근 목포·무안·신안·진도 등 서남권 공무원들만 도청 전입을 희망하고 있다.
절망적인 것은 도청 공무원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면서 이젠 ‘2류’라는 지적에도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데 있다. 민선 6기가 출범해 1년이 지났지만 능동적으로 일을 하는 공무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단적인 예로 민선 6기 출범 후 매일 나오는 보도자료의 양이 줄었다. 배포되는 자료도 기사화 할만한 신선한 내용이 거의 없다.
전남도도 조직역량 실태조사를 통해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신규 공무원을 직접 채용하거나 역량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몇가지 대책도 내놓았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공무원 스스로 자각하고 변하는 것이다.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할 때 전남의 발전도 있다. 전남도청 공무원들이 다시 1류 공무원으로 거듭 나길 응원한다.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