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겨례의 지도자

朴 대통령의 신기록

화이트보스 2015. 9. 7. 11:08
  • 朴 대통령의 신기록

  • 홍영림
    여론독자부 차장
    E-mail : ylhong@chosun.com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1997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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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0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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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림 여론조사팀장 사진
홍영림 여론조사팀장
박근혜 대통령은 전임(前任) 대통령들에 비해 많은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선 직선제 이후 최초의 과반 득표, 최다 득표 당선이란 기록을 세웠다. 취임 직후엔 역대 최저 지지율로 출범한 대통령이란 기록도 남겼다. 당시 인사 파동으로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율이 44%에 그치면서 50% 미만의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한 첫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던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와 정반대로 집권 후반부는 역대 최고 지지율로 시작했다. 최근 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은 지지율이 54%로 상승해 임기 반환점을 지난 시점에 처음으로 지지율 50%를 넘긴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6월 메르스 사태 여파로 취임 이후 최저치인 29%까지 하락했지만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수직 상승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의 영향이 컸다. 강력한 지지 기반이던 영남권과 장·노년 보수층이 박 대통령을 아직 외면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박 대통령으로선 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을 추월한 것도 큰 소득이다. 올해 들어 박 대통령은 여당에 비해 지지율이 줄곧 뒤졌지만 10%포인트 차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당·청(黨·靑) 지지율 반전은 힘의 균형추를 다시 청와대로 끌어오며 박 대통령이 정국 주도권의 장악력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은 대북 이슈와 해외 순방 등 단발성 이벤트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지지율이 장기간 고공 행진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투철한 안보 의식을 보여준 20·30대가 박 대통령에 대해선 여전히 평가가 싸늘한 것도 과제다. 최근 조사에서도 20대와 30대는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65%)는 부정 평가가 '잘하고 있다'(25%)는 긍정 평가를 압도했다. 박 대통령의 20·30대 지지율 25%는 50대 이상 지지율 80%에 비해 무려 55%포인트나 낮았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은 20·30대(34%)와 50대 이상(67%)의 득표율 차이가 33%포인트였다. 취임 때부터 세대 통합을 중요 과제로 삼았지만 임기 절반을 지나면서 오히려 세대 간 간격이 더 벌어진 것이다.

그래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과거 대통령들이 임기 중반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강후약(前强後弱)' 궤적을 그렸던 것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집권 후반기의 높은 지지율은 각종 개혁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개혁 성과로 인해 지지율이 다시 상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 운영 동력을 높이는 선순환의 정착도 가능하다.

현재 박 대통령의 지지자 중에는 국정 운영을 잘해서 지지하기보다는 남은 임기 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지를 보내는 국민도 많다. 박 대통령이 이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취임 때보다 퇴임 때 지지율이 더 높은 최초의 대통령이란 신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