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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별'… 베트남에 러브콜 쇄도

화이트보스 2015. 11. 5. 11:11
  • '떠오르는 별'… 베트남에 러브콜 쇄도

  • 손진석
    국제부 기자
    E-mail : aura@chosun.com
    여행을 같이 떠난 사람들한테서 호평을 듣는다. 길눈이 밝고 장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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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0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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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G2 갈등 증폭돼 지정학적 중요성 높아져… 오바마·시진핑 모두 손짓
TPP 가입해 경제성장 날개… 2025년엔 세계 17위로 점프

5일은 베트남의 '몸값'이 높아졌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루다. 외국 정상 두 명이 동시에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같은 날 입국한다. 두 사람은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고 경제 협력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한다.

베트남이 아시아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G2(미국·중국) 갈등이 증폭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쩍 커졌고, 경제적으로도 신흥국 중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으로 '몸값' 급상승

응우옌 서기장은 올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 신흥국 정상이 여간해서 얻기 힘든 기회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기 싸움을 벌이는 강대국들이 남중국해를 앞바다로 둔 베트남의 마음을 사기 위해 애쓰고 있고, 베트남은 이런 상황을 활용해 실리를 얻어내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통일 40년을 맞은 베트남은 최근 국력이 급상승하면서 주요국 정상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올라퓌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오른쪽)이 4일 쯔엉떤상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열하는 베트남·아이슬란드 정상 - 올해 통일 40년을 맞은 베트남은 최근 국력이 급상승하면서 주요국 정상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올라퓌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오른쪽)이 4일 쯔엉떤상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 뉴시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지난 7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응우옌 서기장과 마주 앉았을 때다. 베트남전 종전(終戰) 40년 만에 처음 베트남 최고 권력자가 워싱턴을 방문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 전쟁을 벌였던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일본도 베트남을 끌어당기기 위해 '당근'을 던졌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응우옌 서기장을 도쿄로 초청해 최신형 경비용 선박을 주고, 개발원조 자금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도 가만있을 리 없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안보상 베트남을 아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원대한 꿈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실현을 위해서도 베트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베트남 언론은 "시 주석이 이번 방문에서 과감한 경제 지원 보따리를 풀 것"이라고 보도했다.

◇TPP 가입으로 경제 성장 날개 달아

베트남은 올해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진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독보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5.4%(2013년)→6%(2014년)→6.5%(2015년)로 일취월장하고 있다. 주가는 연초보다 12% 상승했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지난해 2000달러를 돌파했다. 외국 투자금이 몰려오고 우수한 노동력이 뒷받침되면서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 규모 대비 외국의 투자 유치가 신흥국 중 베트남이 최고"라고 보도했다. 이미 인구가 9300만명에 이르고 2020년쯤 1억명의 거대 시장이 된다.

올해 응우옌푸쫑 베트남 서기장이 만난 주요 인사. 경제 성장률. 1인당 GDP.
게다가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경제공동체인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일원이 되면서 경제 성장에 날개를 달게 됐다. TPP에서 배제되고 성장세가 주춤한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현재 55위인 베트남의 경제 규모가 TPP 효과를 등에 업고 2025년 17위로 점프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국가들도 부쩍 베트남에 러브콜을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이번 방문길에 추가 투자를 약속할 예정이다. 지난 3일부터 베트남에 머무르고 있는 올라퓌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미미한 규모인 양국 교역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게 과제다. 통화 정책이 실패해 경기가 과열됐다가 거품이 붕괴하면서 몸살을 앓은 적이 몇 차례 있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