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06 03:00

지금 시중의 정치 화제는 단연 '안철수 신당'이다. 호남에선 제1 야당을 압도하고 있고 그 바람이 북상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대선 이후 보여줬던 실력에 비춰볼 때 예상 밖이다. DJ·동교동계가 친노·운동권과 결별을 택한 점, 기존 적대적 양당 구조에 염증 난 유권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점 덕분일 것이다. 문재인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으로선 다리가 후들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안 의원은 신당을 한 번 포기한 전력이 있다. 안 의원 쪽 사람들은 호랑이 잡으러 민주당에 들어갔다고 하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유권자들을 만만하게 보는 처사다. 그럼에도 이 정도 돌풍이 부는 것은 이른바 새 정치에 대한 갈망, 제3당에 대한 수요가 간단치 않다는 뜻일 것이다. 안 의원 본인도 눈물 날 정도로 놀랐다고 하니 유권자들이 더 현명하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나는 안철수 신당의 미래를 여전히 밝게 보지 않는 편이다. 지방선거 5개월 전인 2014년 1월 초 한국갤럽 여론 조사에서 창당 준비 중이던 '안 신당'은 31% 지지율로 13%인 민주당을 압도했다. 서울과 경기에서 20%포인트 이상, 호남에서도 14%포인트 차이였다. 그럼에도 서울시장 같은 구체적인 선거로 들어가면 안 신당의 누구를 대입해도 게임이 되지 않았다. 선거에 나가 이길 만한 사람이 없기는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였다. 결국 두 야당 간 지지율 차이가 좁혀드는 시점에 안 의원은 백기를 들었다.
지금 상황은 그때만큼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호남에선 현역만 여럿 확보했고 수도권에서도 해볼 만한 사람이 여럿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때의 뼈아픈 경험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만약 '수많은 안철수들'의 정당이 아니라 안철수 개인의 정당이 된다면 그 길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런 안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새 정치'라는 깃발과 현실 사이의 괴리도 크다. 안 의원의 탈당과 창당 선언 기자회견문을 읽어 보면 그는 여전히 '새 정치'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직면하게 될 현실은 정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도 고만고만, 정책도 이것저것이기 쉽다. 만약 그가 내건 명분대로라면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사람 대부분을 거부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딜레마는 지역주의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호남 기반을 확보하고 시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안 의원은 딱 '호남의 사위'라는 말에 갇힐 것이다.
안 신당은 종국에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때 죽든 살든 합당하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야당에 한 번 들어갔다 온 사람이다. 만약 그가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면 새 정치를 또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고 만약 거부한다면 정말 생사를 건 도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네 번째 딜레마를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안 의원에게 무엇보다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권유하고 싶다. 멀리는 대선을 염두에 두지 말아야 하고, 이번 총선에서도 지지자들의 뜻만 생각하라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새 정치'라는 것의 내용을 유권자들이 채워줄 수도 있다. 지금 상황은 그가 잘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안 의원은 신당을 한 번 포기한 전력이 있다. 안 의원 쪽 사람들은 호랑이 잡으러 민주당에 들어갔다고 하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유권자들을 만만하게 보는 처사다. 그럼에도 이 정도 돌풍이 부는 것은 이른바 새 정치에 대한 갈망, 제3당에 대한 수요가 간단치 않다는 뜻일 것이다. 안 의원 본인도 눈물 날 정도로 놀랐다고 하니 유권자들이 더 현명하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나는 안철수 신당의 미래를 여전히 밝게 보지 않는 편이다. 지방선거 5개월 전인 2014년 1월 초 한국갤럽 여론 조사에서 창당 준비 중이던 '안 신당'은 31% 지지율로 13%인 민주당을 압도했다. 서울과 경기에서 20%포인트 이상, 호남에서도 14%포인트 차이였다. 그럼에도 서울시장 같은 구체적인 선거로 들어가면 안 신당의 누구를 대입해도 게임이 되지 않았다. 선거에 나가 이길 만한 사람이 없기는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였다. 결국 두 야당 간 지지율 차이가 좁혀드는 시점에 안 의원은 백기를 들었다.
지금 상황은 그때만큼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호남에선 현역만 여럿 확보했고 수도권에서도 해볼 만한 사람이 여럿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때의 뼈아픈 경험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만약 '수많은 안철수들'의 정당이 아니라 안철수 개인의 정당이 된다면 그 길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런 안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새 정치'라는 깃발과 현실 사이의 괴리도 크다. 안 의원의 탈당과 창당 선언 기자회견문을 읽어 보면 그는 여전히 '새 정치'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직면하게 될 현실은 정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도 고만고만, 정책도 이것저것이기 쉽다. 만약 그가 내건 명분대로라면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사람 대부분을 거부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딜레마는 지역주의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호남 기반을 확보하고 시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안 의원은 딱 '호남의 사위'라는 말에 갇힐 것이다.
안 신당은 종국에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때 죽든 살든 합당하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야당에 한 번 들어갔다 온 사람이다. 만약 그가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면 새 정치를 또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고 만약 거부한다면 정말 생사를 건 도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네
그래서 안 의원에게 무엇보다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권유하고 싶다. 멀리는 대선을 염두에 두지 말아야 하고, 이번 총선에서도 지지자들의 뜻만 생각하라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새 정치'라는 것의 내용을 유권자들이 채워줄 수도 있다. 지금 상황은 그가 잘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