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해안에서 5㎞ 떨어진 바다에서 키운 동해산(産) 양식 연어 300마리가 이번 주 처음으로
시범 출하된다. 20만 마리 이상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지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우리 기술로 양식한 국내산 연어가 식탁 위에 오르게 된다. 상업적인
연어 양식에 성공한 것은 아시아 최초로, 세계적으로도 노르웨이·칠레 등에 이어 일곱 번째다.
전 세계 어획량이 정체 상태에 빠지면서
바다를 논밭으로 삼는 '기르는 어업' 양식업이 수산업의 미래로 각광 받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어획량은 1980년대부터
연간 9000만t 수준에서 정체 상태다. 남획(濫獲) 때문에 어족이 고갈된 데다, 어획에 대한 규제 강화, 기후변화에 따른 조업 환경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 바람에 1980년대만 해도 전 세계에서 생산량이 연간 1000만t도 안 되던 양식 산업이 2012년 현재 약
7000만t으로 늘어났다.
◇아시아 처음으로 연어 양식에 성공
우리나라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20여 년
새 1.5배 증가했는데(1990년 1인당 36.2㎏→2013년 53.8㎏), 같은 기간 어획량은 30% 가까이 줄었다. 그 바람에 태국산 새우,
노르웨이산 고등어 등 외국산이 식탁을 점령했다. 1990년 25만t이던 연간 수산물 수입량은 지난해 523만t으로 급증했다.
수입
대체효과가 있으려면 국내 양식업이 발전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 성공한 연어 양식은 의미가 크다. 연어는 양식 어종 중 국내에서 광어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어종인데도, 국내 식탁에 오르는 연어의 98% 이상은 노르웨이·칠레 등에서 수입해 왔다. 지난해에만 연어 2만5255t을
수입하는 데 2275억원을 썼다.
국내 연어 양식 연구는 1980년대 시작됐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연어를
여름철 수온이 23~25도까지 올라가는 우리나라 바다에서 키우기 쉽지 않았다. 이번 연어 양식이 성공한 비결은 '부침식 가두리 시스템'
덕분이다. 연어 양식에 성공한 수산업체 동해에스티에프는 "바닷물이 더워지면 가두리 양식장을 수면 아래 15~25m까지 내려 연어가 좋아하는
수온을 유지하는 방법을 썼다"고 했다. 오운열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양식 연어를 연간 800t 정도 출하해 수입량 일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다랑어·민물장어 상업 양식에 도전
국내 연구진은 명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수산물인 새우의 상업화 양식에도 최근 성공했다. 지난해 새우 수입량은 4만1303t(약 3980억원), 새우살 수입량은 2만575t(약
2575억원)에 이른다. 그동안은 여름 한 철 갯벌에 둑을 쌓아서 새우를 키우는 '축재식 양식'을 했지만, 질병 감염의 우려가 크고 양식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미생물을 이용해 양식장 물을 정화하는 '바이오플락' 방식을 도입했더니 흰다리새우 연중 양식이
가능해졌다"며 "연간 4500t 수준인 현 생산량이 5년 내 2~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어종으로 꼽히는
참다랑어도 상품용 양식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참다랑어를 양식 중인 국립수산과학원 측은 "지난해 8월 전남 거문도 가두리 양식장에서 참다랑어
수정란 25만여 개를 채집해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연구소로 가져와 육상 사육 수조에서 키웠다"며 "수조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참다랑어가
1400여 마리"라고 했다. 어린 참다랑어들은 4년 후면 몸무게 70㎏ 이상의 어미로 자라 알을 낳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을 토대로
참다랑어 50만 마리를 상품용으로 키워낼 경우, 부가가치가 45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양식업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산물 65종을 양식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양식 생산량은 155만t 수준이다. 1990년보다는 2배 이상 늘었지만, 여전히
해조류가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등 편중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양식연구소 명정인 양식관리과장은 "1980년대 들어 양식 육성을 위한 법안이
생겼지만, 양식업이 기업화된 노르웨이 등과 달리 국내 양식업은 여전히 개인 위주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 명 과장은 "10년 전부터 양식 기술
개발을 시작한 민물장어는 치어(稚魚) 1마리를 키우는 데 10만원이 들지만 아직 생존율은 3%에 불과할 정도"라며 "기술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명태 수배 전단'도 등장… 어족 자원 보호 병행돼야
안정적인 수산물 확보를
위해서는 양식뿐 아니라 우리 해역의 수산자원 조성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명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7만t가량 잡혔으나
지금은 1~2t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명태 수입량은 21만5784t(약 4405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러시아산이나 일본산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산 명태 되살리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채집한 알을 부화시켜 새끼 명태를 길러낸 뒤, 동해로 방류하는 것이다. 명태도
연어 같은 회귀성 어종이어서 방류한 곳으로 돌아온다. 해수부 관계자는 "처음에는 명태알도 구하기가 힘들어 어민들에게 사례금으로 살아 있는 명태는
50만원, 죽은 명태는 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수배 전단을 배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낙지는 신안군 갯벌에 알을 밴 암컷 낙지들을 방류하는
방식으로 '낙지 목장'을 조성 중이다.
[그래픽] 한국인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 / 전 세계 수산물 생산 추이 / 국내 수산물
생산 및 수입 추이
1.5배 더 먹는데 30% 덜 잡혀(1990년~2013년)… 수산업, 양식에 사활
30년 실패한 연어까지 성공, 양식 수산물 65종으로 늘려
발행일 : 2015.11.23 / 경제 B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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