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통성 부정 “6·25전 南이 北 위협”
일방적 反美주의 “월남파병
민중 삶 파괴”
北 긍정적 기술 “소련진주 北, 공정 사회”
시장경제 부정 “월남 자주적
통일국가로”
2일 스토리 K가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역사부문 우수 교양도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24권의 도서에서 역사왜곡은
크게 5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정통성과 발전상 부정 = 우리나라의 정통성과 발전상을 부정하는 표현은 11권의 도서에서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1년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된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의 295쪽에선 대한민국 근대화에 대해
“강간으로 낳은 사생아”라고 비유하고 있다. 2007년 선정된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의 경우 394쪽에서 “남한이 6·25전쟁 전 평소
호전적으로 북한을 위협한 것은 사실”이라고 적시했다. 2015년 선정된 ‘서울택리지’는 박정희정부에 대해 “땅투기꾼” “남북 긴장조성으로 권력
연장 획책”이라는 평가를 쏟아냈다.
◇일방적인 반미(反美)주의적 관점에서 서술 = 일방적인 반미주의적 관점을 담아 대중의 시각을
왜곡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도서는 14권으로 가장 많았다. 대표 사례로 2006년에 선정된 ‘불의 기억’은 미국의 월남전 파병 목적이 “민중
삶 파괴”라고 기술했다. 2006년에 선정된 ‘커피견문록’ 242쪽엔 “마약의 부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람들은 여전히 마약에 취했을 때를
컨디션이 좋은 때로 여긴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한 긍정적 기술 = 북한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술한 형태도 8권의 도서에서
나타났다. 2013년 선정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탄생’ 204쪽에선 “임시 인민위원장에 선출된 김일성은 서둘러 민주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일본인이나 민족 반역자가 가졌던 재산은 몰수했고, 누구도 5정보(약 1만5000평) 이상의 토지를 가질 수 없도록 토지를
재분배했다. 당시 농부 1인당 평균 경작 면적이 1정보 안팎이었으니, 그가 사유재산을 부정하였다거나 사회주의 개혁을 했다는 식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기술했다.
2012년 선정된 ‘해방일기 3권’에선 “미(美) 군정 하의 남한이 대단히 불합리한 상황이었고, 소련군이
진주한 북한에서는 공정한 사회가 펼쳐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7년 선정된 ‘오천년 역사 묘향에 오르다’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위한 북한
측의 유물 조작으로 민족 공동체 의식이 고취되는 건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기술했다.
2014년 선정된 ‘똑똑한 지리책’은 어린이용
도서다. 이 책은 북한이 식량난을 겪는 이유를 “다른 나라와 교역을 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립적 경제노선 때문”이라고
썼다.
◇마르크스레닌주의 긍정기술 = 6권의 도서에서 이런 형태가 나타났다. ‘영남을 알면 역사가 보인다(저자 역사학자 48인.
출판사 푸른역사)’는 계급의식에 기초한 노동운동을 긍정 기술한다.
◇시장경제 원리 부정 = 3권의 책에서 이런
형태가 나타났다. 2007년 선정된 ‘교양세계사’는 월남의 적화(赤化)통일을 ‘자주적 통일국가 수립’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선정된 ‘자본주의
역사강의’는 “한국이 미국의 하위 제국주의 식민지”라고 기술했다.
한편 스토리 K 측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역사 왜곡 사례들을
밝히면서 문체부의 우수 교양도서 추천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함께 제기했다. 공신력 있는 정부부처 명의로 발표되는 것임에도 어떤 이가 특정 도서를
왜 선정하는 것인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주한 스토리 K 연구위원은 “잘못된 내용을 담은 도서가 불투명한
추천 과정을 거쳐 공신력 있는 정부부처에 의해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되고 있다”며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마치 정부가 보증한 훌륭한 도서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