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07 03:00
[유엔 對北제재 이후… 北·中·러 접경지역 훈춘 르포]
주말에도 북적이던 세관 창고, 승용차 4대만 띄엄띄엄 주차
두만강대교 위 지나는 트럭 2시간 동안 20여대 그쳐
駐선양 총영사관, 한인회에 "북한 식당 출입말라" 교육
5일 지린성 훈춘(琿春) 취안허(圈河) 통상구(세관) 앞 관리창고는 텅 비어 있었다. 취안허 통상구는 두만강대교를 통해 북한 나진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훈춘시에서 운영하는 네 곳의 국가급 세관 중 유일하게 주말에도 문을 여는 곳이다. 이곳의 관리창고는 북한으로 건너가기 전 물품 검사를 기다리는 화물 차량들로 늘 북적였지만, 이날은 승용차 4대만 주차되어 있을 뿐 대형 차량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취안허 통상구 인근 주민인 류(劉)모씨는 "지난해 말까지 훈춘 시내에서 취안허로 향하는 201번 도로는 주말이면 화물차들로 1㎞ 이상씩 막히곤 했지만, 북한 핵실험 이후엔 화물차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취안허 통상구 인근 주민인 류(劉)모씨는 "지난해 말까지 훈춘 시내에서 취안허로 향하는 201번 도로는 주말이면 화물차들로 1㎞ 이상씩 막히곤 했지만, 북한 핵실험 이후엔 화물차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훈춘은 북한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와 마주 보는 접경 도시로 랴오닝성 단둥(丹東)시와 함께 북·중 교역의 중심지로 꼽힌다. 중국은 자국 영토 중 유일하게 북한, 러시아와 동시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훈춘 지역을 북·중·러 교역의 핵심 지역으로 삼고 있다. 중국이 북한 나진항을 통한 동해 출항권을 취득한 후 훈춘이 '미래의 물류 기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날 찾은 훈춘의 모습은 이런 청사진과는 동떨어져 보였다.
두만강대교는 지난해 하루 평균(7시간) 차량 400여대가 오갈 정도로 활기를 띠었지만, 최근에는 물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5일 오후 두 시간 동안 지켜보니, 두만강대교 위를 지나는 트럭이 20여대에 불과했다. 평소 훈춘에서 나진으로 향하는 화물차량은 대부분 곡물과 가전제품, 일용품 등을 실어나르며 수산물과 한약재, 석탄 등을 수입해온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을 싣고 두만강을 건너오는 차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만강대교는 지난해 하루 평균(7시간) 차량 400여대가 오갈 정도로 활기를 띠었지만, 최근에는 물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5일 오후 두 시간 동안 지켜보니, 두만강대교 위를 지나는 트럭이 20여대에 불과했다. 평소 훈춘에서 나진으로 향하는 화물차량은 대부분 곡물과 가전제품, 일용품 등을 실어나르며 수산물과 한약재, 석탄 등을 수입해온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을 싣고 두만강을 건너오는 차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한 조선족 사업가는 "의류 공장이 있는 나진을 내 집처럼 들락거리고 있는데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져 출입 도장을 받는 데 시간이 두 배는 더 걸린다"며 "유엔 제재 이후 투자자들도 빠져나갈 조짐이어서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가는 또 "나진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직원 100여명 모두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장군님 은혜'라며 자랑스러워 하더라"며 "핵실험 때문에 회사가 어렵게 된 사정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초 북·중·러 3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초(超)국경 국제관광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훈춘 팡촨(防川) 일대를 중심으로 북한 나선시와 러시아 하산구에서 각각 10㎢ 토지를 편입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별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관광·레저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의 핵실험 때문에 이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과 추진하고 있는 경협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낮으나, 북한이 도발을 지속한다면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주말을 맞아 훈춘을 찾은 관광객 예브게니(37)씨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도 위협적인 행동"이라며 "이번 유엔 제재를 통해 북한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선다고 해도 북한이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며 "이번 핵실험 이후 중국인들 사이에선 '북한은 더 이상 중국도 어쩔 수 없는 나라'란 인식이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창구인 중국 내 북한 식당들도 한국 관광객 등 손님이 끊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駐)선양 총영사관은 지난달 동북 3성 내 한인회를 대상으로 '북한 식당에 출입하지 말라'는 내용의 안전 교육을 실시했다.
선양에 거주하는 중국인 사업가는 "공연 시간인 오후 7시엔 북한 식당에 사람이 꽉 찼었는데 최근엔 절반도 차지 않더라"며 "공연 사진 촬영도 엄격히 금지하는 등 식당 측의 감시 활동도 심해졌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초 북·중·러 3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초(超)국경 국제관광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훈춘 팡촨(防川) 일대를 중심으로 북한 나선시와 러시아 하산구에서 각각 10㎢ 토지를 편입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별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관광·레저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의 핵실험 때문에 이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과 추진하고 있는 경협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낮으나, 북한이 도발을 지속한다면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주말을 맞아 훈춘을 찾은 관광객 예브게니(37)씨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도 위협적인 행동"이라며 "이번 유엔 제재를 통해 북한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선다고 해도 북한이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며 "이번 핵실험 이후 중국인들 사이에선 '북한은 더 이상 중국도 어쩔 수 없는 나라'란 인식이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창구인 중국 내 북한 식당들도 한국 관광객 등 손님이 끊겨 운영에 어려움을
선양에 거주하는 중국인 사업가는 "공연 시간인 오후 7시엔 북한 식당에 사람이 꽉 찼었는데 최근엔 절반도 차지 않더라"며 "공연 사진 촬영도 엄격히 금지하는 등 식당 측의 감시 활동도 심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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