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제약정보

국내제약 해외투자, 수출촉진에서 현지 시장진출로 변화

화이트보스 2016. 3. 15. 11:17



왜, 부광약품은 덴마크 작은 바이오벤처를 인수했나
현지기업서 희망찾는 제약사들...능동적 해외투자 급증
 스팟뷰
관련기사
주요기사
의견쓰기
이탁순 기자 (hooggasi2@dailypharm.com) 2015-01-07 06:15:00 | 블로그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콘테라(contera)는 글로벌제약사 출신 인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덴마크의 작은 바이오벤처다.

이 작은 회사에 세계 제약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콘테라가 도출한 파킨슨병 운동장애(LID;levodopa induced dyskinesia) 치료 신약 후보물질 때문이다.

파킨슨병 운동장애는 레보도파를 장기 복용하는 파킨슨병 환자의 약 60~70%에게서 발생하는데,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전세계 파킨슨병 환자 약 900만명 중 30%가 LID치료제 복용한다고 볼 때 시장규모만 대략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바티스를 비롯한 다국적제약사들이 LID치료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개발 경쟁 대열에 부광약품이 뛰어들었다. 부광은 지난 10월 콘테라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회사를 통째로 사들인 건 콘테라가 개발중인 LID치료제 'JM-010'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물론 노보노디스크에서 CNS 치료제 연구개발을 주도했던 한센(hansen) 박사와 노바티스와 노보노디스크에서 임상약리 파트를 책임졌던 톰슨(thomsen) 박사의 능력을 믿었다.

부광은 인수 이후 이들 인사를 각각 CEO와 CSO로 임명하고 독립적 경영을 보장했다.

큰 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부광의 몫이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중 전임상을 완료하고, 곧장 임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대학병원의 CNS 전문가와 해외 권위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부광은 이전에도 로나센, 익셀, 오르필 등 오리지널 CNS 약물과 리바스티그민패취 등 제네릭을 판매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JM-010의 상업화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망신약 후보물질 보고 통째로 회사인수...해외 네트워크는 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활동 폭이 광범위해졌다.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이 있으면 국내는 물론 해외투자도 서슴없이 결정한다.

부광의 덴마크 바이오벤처 콘테라 인수도 신약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됐다.

부광은 30년 경력의 바이오벤처 캐피탈사 'TVM Capital Life Science'사의 시리즈세븐펀드에 일라이 릴리와 함께 리미티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TVM 캐피탈사는 투자과정에서 얻어지는 유망신약 정보를 파트너사에 제공하는데, 콘테라의 JM-010도 그때 알게 됐다.

당시 콘테라사는 노보노디스크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노보시즈(novo seeds)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JM-010뿐만 아니라 유망신약 후보 150여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이 가운데 JM-010이 상업화 가능성이 높고 시장 잠재성도 커 아예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콘테라 인수로 얻는 것은 JM-010만 있는 게 아니다. 부광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MLR-1023(당뇨병치료제), apatinip(항암제) 등에 대한 유럽 내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바이오벤처의 창업자들은 대부분 다국적제약사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세계적인 신약개발 트렌드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국제 네트워크망도 잘 갖춰져 있어 연구개발 전략수립과 변경에서 신속함이 더해져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기업 인수는 유망신약 후보물질 확보뿐 아니라 현지 진출 교두보 마련 차원에서도 이뤄진다.

해외진출 성공, 현지화에서 찾는다...중국 제약사 인수한 대웅

2013년 180억원을 투자해 중국 바이펑사를 인수한 대웅제약이 좋은 예다.

글로벌 현지화, 다시말해 글로칼리제이션(Glocalization)을 표방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바이펑사를 인수하면서 2020년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으로 전망되는 중국에 중요한 거점을 마련했다.

특히 중국은 수입품목에 대한 품질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중국 내 생산제품에 대한 권장을 유도하고 있어 현지 바이펑 인수는 여러모로 유리하다.

 ▲ 지난해 10월 30일 중국 선양 외곽의 랴오닝성(遼寧省)번시(本溪)기술개발구에 설립한 랴오닝대웅제약연구소 개소식 장면.

대웅제약 관계자는 "중국 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자국 생산업체 우대 정책, 또 활발한 연구 인프라가 바이펑을 인수하게 된 배경"이라며 "중국은 알려진 것보다 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천연물과 개량신약 분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기관은 다국적사와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결과물을 라이센스한 기관도 많다. 이는 대웅제약이 리버스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바이펑을 선택한 이유다.

리버스 이노베이션은 현지 혁신을 통해 개발한 제품을 전세계에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대웅제약은 2013년 8월 인수 계약 체결 후 공장과 실험실 등 공사에 착공했고, 지난 10월에는 부설 연구소로 '랴오닝 연구소'를 개소했다. 이곳에서 개발하고, 만든 제품은 중국 뿐 아니라 선진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바이펑은 내년부터는 '요녕대웅제약' 유한회사로 사명을 바꾸고 대웅제약 브랜드로 세계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중국 및 선진국 매출 5000억 달성이 목표다.

국내제약 해외투자, 수출촉진에서 현지 시장진출로 변화

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7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를 토대로 내놓은 국내 제약산업 해외 직접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제약산업 해외직접투자는 신고금액 기준 전년 4254만달러 보다 20.4% 증가한 5121만 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해외투자 목적도 현지시장 진출에 초점이 맞춰줬다.

 ▲ 제약산업부문 투자목적별 해외직접투자 추이(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브리프)

보고서를 작성한 신유원 보건산업정보통계센터 연구원은 "2000년만 해도 해외투자 목적이 단순 수출촉진에 머물렀지만, 2013년에는 현지시장진출이 58%로 가장 높고, 선진기술도입, 수출촉진 순으로 나타났다"며 "전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윤택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실장은 "많은 국내 제약기업들이 지속적 약가인하 등으로 수익성 한계에 부딪혀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예전에는 단순 수출 촉진을 위해 해외투자를 노렸다면 최근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진출하는 제약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연구개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키워드로 초기단계 후보물질은 벤처에 맡기고, 제약회사는 디벨로프먼트(development)를 맡는 식의 역할분담이 이뤄지고 있다"며 "또한 퍼스트인클래스 타깃의 의약품 개발을 디자인해 후기 임상단계에서 해외 판매망이 확보된 다국적제약사에 라이센싱 아웃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키플레이어의 노하우를 획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