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을 막을 수 있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 유전자를 활용하면 각종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UNIST는 16일 고명곤 생명과학부 교수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TET 단백질이 없거나 부족하면 강력한 악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이 단백질을 만드는 TET 유전자의 기능이 암을 치료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고명곤 교수는 “거의 모든 암에서 TET 단백질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TET 유전자가 다른 암에서도 암 억제 유전자로 작용할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팀은 TET 단백질과 암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생쥐로 실험했다. 생쥐의 조혈모세포에서 높게 발현되는 Tet 단백질 두 종류를 동시에 없앤 뒤 관찰한 것이다. Tet2와 Tet3 단백질이 모두 사라진 생쥐는 1주일 이내에 조직학적?세포학적으로 암의 징후가 관찰됐다. 또 이들 생쥐는 모두 4~5주 안에 악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
TET와 Tet는 모두 TET(Ten-eleven-translocation) 단백질을 의미하지만 TET처럼 모두 대문자로 표시할 경우는 인간의 단백질을, Tet처럼 소문자로 표기할 경우는 생쥐의 단백질임을 의미한다.
고 교수는 “실험에서 나타난 혈액암은 기존에 알려진 다른 암 억제 유전자가 없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강력했다”며 “이는 TET 단백질과 암의 인과관계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Tet 유전자가 사라진 조혈모세포는 림프구성 계열이나 적혈구 계열로 분화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TET 단백질이 면역세포의 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또 Tet 유전자가 결손되면 손상된 DNA가 제대로 교정되지 않았다. 세포 분화 과정 동안 이 현상이 축적되면 게놈이 불안정해진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로 DNA 손상이 쌓이면 세포의 암화를 촉진한다는 단서를 제시했다”며 “DNA를 구성하는 염기의 화학적 변형과 게놈 안정성, 세포의 암화 사이에 새로운 연결고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또 “TET 단백질의 발현 수준이나 활성을 유전자 단위에서 조절하는 방법으로 악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성유전학적 방법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울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