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를 몰아낼 듯 김 대표의 비례대표 선정을 비난했던 더민주당 사람들이 문 전 대표의 출동과 함께 돌변한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어제 오전 문 전 대표는 창원 성산 지역구에서 더민주당 허성무,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단일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었다. 김 대표가 “정체성이 안 맞는다”며 반대했던 정의당과의 연대에 앞장선 것이다. 그는 ‘김 대표 사태’를 듣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서울 자택을 찾았고, 이후 김 대표를 비대위에 참석시키는 역할을 해냄으로써 누가 당의 실질적 주인인지를 만방에 드러냈다.
노무현 정부 때 법무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리 금배지가 좋다 한들 당을 그렇게 통째로 내주고 싶냐. 망하려면 곱게 망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것이 분칠을 지운 친노의 본색이다. 김 대표도 비대위원들에 대해 “내가 임명한 사람들이지만 100% 신뢰하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지금까지 끌고 온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대표 자신도 친노의 속성을 알고 있으면서 친노패권주의와 운동권 체질 청산을 말했다면 국민을 속인 것과 다름없다.
이번 비례대표 공천 파동 덕분에 적잖은 국민이 김 대표를 간판으로 앉힌 문 전 대표와 친노의 속셈을 알게 됐다. 김 대표가 진정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면 비례대표 2번과 ‘간판’ 역할을 맞바꿔선 안 된다. 자신이 공언한 대로 친노패권주의와 운동권 체질뿐 아니라 당의 정강정책과 선거 공약까지 완전히 바꿔 놓을 자신이 없다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옳다. 그래서 문 전 대표가 직접 자신의 얼굴로 총선을 치르고 국민의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