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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혁과 女權의 아이콘… "한국은 우리 경제적 우방

화이트보스 2016. 4. 26. 14:19



이란 개혁과 女權의 아이콘… "한국은 우리 경제적 우방"

입력 : 2016.04.26 11:33

[내달 17~18일 콘퍼런스 오는 에브테카르 이란 부통령 현지 인터뷰]
 

"핵폭탄은 한 지역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구의 환경이 오랜 기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피해를 낳는 파괴적 무기이지요."

마수메 에브테카르(65) 이란 부통령(환경 담당)은 "진정한 평화는 군축(軍縮)과 대화를 통해서만 이뤄진다"고 말했다. 1997년 이란의 첫 번째 여성 부통령에 임명된 데 이어 2013년 또다시 부통령에 오른 그는 이란 개혁과 여권(女權)의 상징이다. 이란 정보안보부 출신 사업가의 아내이자 아이 둘을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오는 5월 17~18일 열리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참석을 앞둔 그를 23일 테헤란 부통령 사무실에서 미리 만났다.

지난 23일 테헤란 부통령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마수메 에브테카르(56) 이란 부통령. 면역학 교수 출신이며, 여권(女權) 및 환경 운동가이기도 하다. 사업가 남편과 두 자녀가 있다. /테헤란=노석조 특파원

美 경제제재 풀린 이란
경제와 국제적 관계 관심

親한국 영향으로
한국제품 인기

―이란의 개혁과 개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오늘을 이해하려면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 1979년 혁명 당시 이란 학생들은 미국이 개입해 혁명을 저지할지 모른다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일찍이 1953년 이란의 민족주의 지도자 모사데크가 미국의 지원을 받은 쿠데타로 축출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학생들이 미 대사관을 점거했고, 이후 양국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미국은 몇 년 전부터 이란을 존중하는 태도로 나오는 등 정책의 변화를 보였고, 이에 우리도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란 쉽지 않겠지만, 지난 1월 이행된 경제제재 해제는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란을 찾고 있다. 이들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경제적 이익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란이 국제사회로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러 나라와 정치·외교 관계를 넓히고 싶고, 경제적 교류도 다양한 분야로 늘어났으면 한다. 한국과도 자동차 산업·백색가전·휴대폰 등 전통적 교역 부문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에너지 개발 협력, IT 기술 등 새로운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이란은 1980~1988년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군사적 도움을 줬던 북한과 오랜 우방이다. 한국과 교류하는 데 문제없나.

"두 코리아 모두 우리의 우방이다. 특히 한국과는 경제적으로 튼튼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란에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아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성능은 좋으면서도 유럽 제품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란은 외교 관계를 넓혀 나가야 하는 상황에 있다. 이런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동 정세가 매우 불안해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시리아에 근거지를 둔 'IS(이슬람 국가)'가 테러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란은 중동의 중심인데, IS 사태 해결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이란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조장하는 행위에 맞서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들을 돕고 있으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국제사회가 '다에시(IS를 비하해 부르는 별칭)' 같은 테러단체에 자금지원을 하는 일부 국가들의 행태를 막는데 동참하길 바란다. 또 오해와 증오는 또 다른 테러단체를 양산하는 법이다. '다에시'는 이슬람을 범죄의 구실로 삼고 있을 뿐이다. 이들 때문에 반(反) 이슬람 정서가 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1배럴당 100달러였던 국제 유가가 30~40달러 선까지 떨어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최근 산유국들 사이에서 감산 합의가 추진됐다. 하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하며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석유장관이 답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간 우리는 경제 제재로 인해 오랜 기간 국제 석유 시장에서 배제됐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제재로 인한 손해를 만회할 기회를 거머쥐었다.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마수메 에브테카르 이란 부통령. /테헤란=노석조 특파원

히잡은 단정함의 메세지,
현대화의 걸림돌이 아냐

―이란은 외출 시 여성에게 '히잡(머리카락을 가리는 천)' 착용을 강제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여성 인권의 침해라는 평가를 하는데. 여성 부통령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하와 모욕으로부터 남자와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슬람에선 몇 가지 규율을 정해놓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히잡이다. 이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이슬람이란 종교를 사회 발전과 현대화의 걸림돌이라 여겨선 곤란하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여성은 남자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고, 사회 진출도 다양하다. 대학교수·의사·고위 공무원·정치인 등 다양한 직종에서 여성은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히잡은 하나의 의복 양식 문화로서 이슬람 사회에서 단정함의 메시지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하면 떠오르는 것은?

"자연이다. 몇 년 전 국제회의 참석차 가서 봤던 제주의 아름다움이 아직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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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손잡은 이란 vs 반발하는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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