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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에 키위 먹으면 혈당 천천히 적게 오른다"

화이트보스 2016. 5. 19. 11:13


식전에 키위 먹으면 혈당 천천히 적게 오른다"

입력 : 2016.05.18 08:43

'키위 연구 국제 심포지엄' 발표
장내 음식물 소화·흡수 지연시켜 갈아 마시면 혈당 조절 효과 없어

당뇨병 환자가 항상 고민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음식섭취다. 혈당 조절을 위해 식사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큰 게 아니다. 과일에 당이 많아 당뇨병 환자는 과일 섭취를 삼가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런데 키위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지난달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열린 '제1회 키위 효능 연구 국제 심포지엄'에서 뉴질랜드 국립식품과학연구소 존 먼로 박사는 "키위는 혈당을 천천히, 조금만 상승시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키위에 풍부한 수용성(水溶性) 식이섬유는 음식물이 체내에서 천천히 소화되도록 해 혈당이 천천히, 적게 올라가도록 돕는다. 키위로 혈당 조절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식사 30분 전 키위를 두 개 먹고, 밥 양을 평소의 5분의 1 정도 덜 먹으면 된다.
키위에 풍부한 수용성(水溶性) 식이섬유는 음식물이 체내에서 천천히 소화되도록 해 혈당이 천천히, 적게 올라가도록 돕는다. 키위로 혈당 조절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식사 30분 전 키위를 두 개 먹고, 밥 양을 평소의 5분의 1 정도 덜 먹으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키위가 혈당 덜 올라가게 해

존 먼로 박사에 따르면 밥이나 빵 등 고탄수화물 식품을 줄이는 대신 키위를 먹으면 혈당을 낮출 수 있다. 존 먼로 박사는 인간의 장(腸)과 동일한 환경을 가진 실험 기구를 만들고, 한 그룹은 식빵 두 장을 먹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식빵 한장 반에 키위 한 개(100g)를 먹게 한 뒤 혈당 변화를 측정했다. 두 그룹의 탄수화물 양은 같으며, 혈당 변화는 GGE(식품 섭취 후 상승한 혈당의 양을 포도당의 양으로 환산한 수치)로 측정했다. 예를 들어 키위 한 개의 GGE가 6g이라면, 이는 키위 한 개가 올리는 혈당이 포도당 6g 섭취 시 올라가는 혈당과 같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 식빵만 섭취했을 때 GGE는 22.5g으로 식빵과 키위를 섭취한 경우(GGE 18.9g)보다 20% 높았다. 동일한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했지만 식빵만 먹은 경우가 식빵과 키위를 함께 먹었을 때보다 혈당이 더 높아진 것이다.

◇수용석 식이섬유가 소화 속도 늦춰

키위가 혈당을 적게 올리는 이유는 키위에 풍부한 '식이섬유' 때문이다. 키위 속 식이섬유는 대부분 물에 녹는 수용성(水溶性)으로 키위를 먹으면 장내에서 수분을 흡수해 4배 가까이 팽창한다. 존 먼로 박사는 "팽창한 식이섬유가 장내 음식물을 감싸 음식물이 천천히 소화·흡수되도록 하고, 이로 인해 혈당이 천천히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키위에 들어있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다른 과일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보다 수분을 머금는 보수력(保水力)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장에서 더 크게 팽창해 소화가 더 천천히 이뤄지도록 돕는다. 실제로 키위의 혈당지수(식품이 체내로 흡수되는 속도를 점수로 환산한 것)는 38~39점으로 대표적인 수용성 식이섬유 과일인 바나나(53점)보다 낮다.

존 먼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식사 시 키위를 먹는 것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키위 한 개에는 탄수화물이 12g정도 들어있으므로 쌀밥 식사량을 평소의 5분의 1 정도 덜 먹고 대신 키위 두 개를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래픽] 음식물 소화 과정에서 생성되는 포도당의 양

◇키위, 식사 30분 전에 섭취 추천

키위로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식사 30분 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존 먼로 박사가 한 다른 실험에 따르면 한 그룹은 밀 비스킷을 먹기 30분 전 키위 한 개를 섭취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밀 비스킷만 먹게 한 뒤 혈당을 측정했더니 키위를 먹은 그룹에서 혈당 최고치가 4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허양임 교수는 "키위를 갈아마시면 소화, 흡수가 빨라져 혈당 조절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식사 30분 전에 껍질만 까서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