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이들의 성과를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량화해 내놓은 곳은 없다. 있다고 해도 공정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주민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17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매달 직무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긴 하지만 이 조사에 따르면 광주 시장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전남 지사는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주민 여론조사인 만큼 실제 성과보다는 이미지 관리가 순위를 좌우한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정책별로 속내를 들여다보면 윤 시장과 이 지사의 성적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자기 색깔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정책이 많지 않다. 재임 2년 만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도 않지만 전임 단체장들이 벌여 놓은 사업의 뒷수습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윤장현 시장의 성과를 꼽는다면 취임 직후부터 실천해 온 낮은 행보로 ‘시민시장’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했다는 점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 차원에서 광주시와 공공기관 용역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은 시민시장을 표방한 윤 시장의 의지가 이뤄 낸 결과다.
지난해 치른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단연 돋보이는 성과로 꼽을 만하다. 메르스 확산·북한 선수단 불참·기상 악화라는 ‘트리플 악재’에도 저비용·고효율 대회로 성공리에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구축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의 비협조와 사회통합지원센터 좌초에도 불구하고 중국 조이롱(九龍)자동차의 투자 유치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한계도 노출했다. 가장 큰 오점은 인사 잡음이다. 취임 직후 불거져 나온 측근 채용부터 조정 능력에서 한계를 보인 정무보좌진, 비선 실세 개입, 정책자문관의 월권 등은 2년 내내 윤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조직위 구성부터 난항을 계속하고 있는 세계수영대회, 시 노조의 전국공무원노조 가입을 둘러싼 자중지란과 조직 분열, 돌고 돌아 원점으로 간 도시철도 2호선 문제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낙연 전남 지사는 윤 시장에 비해 대체로 안정적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취임 당시 내세운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라는 도정 목표를 일자리 창출 전국 1위라는 성과로 증명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제조업 고용이 17년 만에 10만 명을 회복했고 청년 취업자 3000명을 포함해 1만5000여 명이 새 일자리를 얻었다.
한전과 함께 에너지밸리 조성을 추진하면서 1년6개월 만에 에너지 관련 기업 133개를 유치하는 성과도 이뤘다. 브랜드 시책인 ‘숲속의 전남’ 만들기와 ‘가고 싶은 섬’ 가꾸기, 농어촌 교통 약자의 발이 돼 준 ‘100원 택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렇지만 청렴도 향상을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는데도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권인 16위를 기록한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발탁 없는 인사 스타일이 조직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질책 위주의 업무스타일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낳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선 6기 윤장현호와 이낙연호의 순항 여부는 후반기에 결정될 것이다. 각자 현안 사업에서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미뤄 온 광주공항 이전 및 무안공황 활성화 등 민감한 현안에서 상생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
20대 총선으로 ‘1野 독주 체제’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2野 체제’로 바뀐 지역 정치 지형을 활용해 목표를 이뤄 내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정치력과 함께 안정된 행정력도 보여 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래서 진검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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