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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2월 7일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투사 12명은 연해주 크라스키노에 모여 조국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맹세한다. 이른바 ‘단지동맹(斷指同盟)’이다. 그들은 왼손 약지(넷째 손가락)를 자른 뒤 붉은 선혈로 태극기 위에 ‘대한독립’이라고 쓰고 “대한국 만세”를 세 번 외쳤다. 그해 10월 26일 안 의사는 하얼빈 역에서 내리는 일본 추밀원 의장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다. 2001년 광복회와 고려학술문화재단(회장 장치혁)은 크라스키노에 ‘단지동맹비’를 세웠다.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인 2010년에 안 의사의 불꽃 같은 삶을 기록한 소설 『불멸』을 펴냈던 이문열 작가가 지난 9일 단지동맹비에 헌화하고 묵념하고 있다. [사진 김현동 기자]
이문열의 돌아오는 노래 ①
‘대한독립’ 혈서 뒤 이토 사살
생전 마지막 2년 발자취가
눈 위 선혈처럼 찍힌 연해주
그곳서 ‘불멸’의 혼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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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돌아온 남편을 성가셔 하고 아들은 빨리 왕관을 물려받기 위해 그런 어머니와 아버지 암살을 모의하게 되니, 그러잖아도 지루하고 무미한 일상의 반복을 못 견뎌 하던 오디세우스는 다시 친구들을 모아 항해를 떠난다.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난 뒤 지쳐 돌아와 해변의 늙은이에게 빵을 구걸하며 자랑스레 ‘돌아오는 노래’의 서두를 시작한다. 하지만 틀림없이 그의 백성이었을 그 늙은이는 예전과 달리 그 노래 듣기를 거절한다.
“우리들은 먹고살기 위해 밤낮으로 일해야 할 신세여서/왕이 돌아오거나 타향에서 물에 빠져 죽거나 상관하지 않는다오./우리들은 비와, 채소밭과, 양과, 우리들 자신의 땀을 흘려야/신들이 우리들에게 먹게 해주는 거룩한 빵을 걱정할 따름이고/ 왕들은 잡을 수 없는 새요, 바람에 불려 흘러가는 구름이라오.”
이문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