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한국 주도로 동북3성-북한-일본 회랑 제기
사드 돌파구 역발상 필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세계 전략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마리가 보입니다. 고대 육·해상 실크로드를 복원해 중화 문명을 수출하고 경제 벨트를 만들어 중화 부흥을 이루겠다는 것인데 거기에 ‘회랑(回廊· 복도· corridor)’이라는 단어가 도드라집니다. 다시는 사드 보복을 당하지 않을 동력이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회랑이란 사원이나 궁전 건축에서 주요 부분을 둘러싼 지붕이 있는 긴 복도를 말하는데 천정과 기둥 등에 각종 그림과 글씨 등이 있지요. 단순한 통로 기능을 넘어 중화 문명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소통의 채널이라는 함의를 갖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 전략을 주창하면서 6개의 국제 회랑 건설을 제안했습니다. 주변국과 윈윈하자는 전제를 달고요.
1.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
2. 신유라시아대륙교(TCR) 경제회랑
3. 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 경제회랑
4. 중국~인도차이나 경제회랑
5.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6.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 경제회랑
![일대일로의 경제 회랑 전략 [사진 바이두]](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4/06/4eea8e25-9a3f-4f88-87eb-36410d0a92a5.jpg)
일대일로의 경제 회랑 전략 [사진 바이두]
여기서 역발상을 한 번 해보지요. 일대일로가 중국의 전략이라고 그들의 처분(?)만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 회랑을 이용해보자는 겁니다. 먼저 일본과 북한을 설득해 회랑의 동단(東端)을 정리해놓고 중국과의 연계를 제의하면 어떨까요. 제7 회랑이 동북아에 가져올 정치 경제 문화적 과실을 집중 연구해 중국에 먼저 손을 내밀자는 겁니다. 미국을 따라잡을 때까지 조용한 한반도를 원하는 중국으로선 거부할 명분 찾기 쉽지 않을 겁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포럼 [사진 신화망]](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4/06/35c5f299-28ef-4fff-a963-f6901509977b.jpg)
중국의 일대일로 포럼 [사진 신화망]
이뿐만이 아닙니다. 제7 회랑이 구축되면 한국이 추진하는 북극항로에 중국을 끌어들이는 덤도 가능합니다. 부산에서 출발해 태평양~베링해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가는 항로는 1만 5000km. 인도양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노선보다 무려 7000km를 줄일 수 있지요. 한중일이 이 항로를 공동 개척해 유럽으로 진출하면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도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주창했다 쪽박 찬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자연스레 환생할 수 있고요.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하겠다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포기할 수 없는 대외 전략입니다. 아마도 차기 정권도 이름을 바꿔 이런 전략 구사할 가능성 매우 큽니다.
![북극항로 [사진 두산백과]](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4/06/949fa5bb-dc7e-4674-99f6-56df9e0707b9.jpg)
북극항로 [사진 두산백과]
안보도 마찬가집니다. 중국 위협론에 한미 동맹으로만 대응하려는 고질적, 고전적, 획일적, 수직적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 현대적, 복합적, 수평적 사유로 전환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며칠 전 한국과 인도가 군사 협력을 강화해 중국에 대응하려 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국가 안보와 관련 국민들의 우려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창의적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안 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몽골과도 전략적 안보 협력을 넓혀나가야 합니다.
역발상이 창조와 혁신, 그리고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것 전문가들도 공감합니다. 전자결제 시스템 회사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Peter Thiel)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나고 자란 그는 2012년 봄 스탠퍼드대에서 ‘스타트업(Startup)’강의를 했지요. 이후 그 강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 『제로 투 원(zero to one)』인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참모이기도 합니다. 그가 지난해 말 중국 칭화대 첸잉이 경영대학원장과 했던 대담 중 일부입니다.
![대담하고 있는 피터 틸(오른쪽) 박사와 첸잉이 원장 [사진 칭화비즈니스리뷰]](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4/06/6d96bd31-8575-4ed8-82a5-0c94d2737654.jpg)
대담하고 있는 피터 틸(오른쪽) 박사와 첸잉이 원장 [사진 칭화비즈니스리뷰]
구체적인 실례를 묻자 그는 답을 이어갑니다.
몇 년 전 박사과정의 한 친구가 성공하는 학생과 성공하지 못하는 학생의 차이는 연구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능력에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문제를 제기할 수만 있다면 문제 해결은 단순합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면 연구 방향이 정해지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요.
![궁즉사변, 궁하면 변화가 필요하다 [사진 바이두]](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4/06/4f516096-3e5a-4cf7-9f43-58f550b85c24.jpg)
궁즉사변, 궁하면 변화가 필요하다 [사진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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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최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