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유정란

‘건강한 달걀’ 담양 송홍주 다란팜 대표 하루 4,5천개 생산

화이트보스 2017. 8. 22. 07:48


‘건강한 달걀’ 담양 송홍주 다란팜 대표

대한민국 최고 유기농 달걀로 ‘승승장구’

주목받는‘동물복지 농장’10년 전부터 운영

발효사료·방목 통해 ‘건강한 먹거리’ 생산


 

송홍주 대표
대한민국 최초로 축산분야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는 송홍주(65) (주)다란팜 대표는 향후 전남농업은 물론 한국농업과 축산업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한 인물로 꼽힌다. /전남도 제공

‘살충제 달걀’ 파문이 대한민국을 덮쳤다. 유럽에 이어 국내산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몰고온 충격파가 확산하고 있다. 또다시 찾아온 먹거리 불안에 지역민와 상인, 너나할 것없이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의 주요 원인으로는 A4 용지(0.06㎡)보다 좁은 공간에 산란계(알 낳는 닭)를 가둬놓고 닭을 ‘알 낳는 기계’로 전락시킨 밀집 사육환경이 지목된다.

밀집사육 환경에서 닭은 열악한 환경 탓에 병에 빠른 속도로 전염된다. 또 농가는 다시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남용한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이처럼 전국을 휩쓴 살충제 계란 파동 속에 ‘행복한 닭’을 모토로 한 ‘동물복지 축산농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남 담양에서 ‘㈜다란팜’을 운영하는 송홍주(65)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송 대표는 담양군 무정면 영천리 1만6천528㎡의 넓은 농장에 7천여 마리의 닭을 방사해 키우고 있다.

1만6천528㎡의 넓은 농장에 자라는 닭은 지렁이, 개미, 땅강아지 등을 잡아먹고 충분한 햇볕을 쬐기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는다. 닭 사료도 차별화하고 있다.

이같은 동물복지는 살충제 계란은 물론 조류인플루엔자(AI)ㆍ구제역의 방지책이자, 궁극적으로 먹거리 불신시대를 극복할 방안으로 거론된다.



■닭과의 깊고 깊은 인연=송 대표는 닭, 그리고 양계와 인연이 깊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부모님이 양계 일을 했다. 대학에서 농업 관련 학과를 졸업한 송 대표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지내다 1995년 서른여덟에 귀농하며 닭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

많지 않은 닭을 자연 속에 풀어놓고 유정란을 얻는 정도의 축산을 하던 송 대표는 규모를 차츰 키워가다 어느 순간 ‘유기축산’의 개념을 듣고 퍼뜩 깨달았다. ‘그렇지. 사람들은 점점 깨끗하고 맛좋은 농산물을 원할테니 달걀도 그렇게 생산하면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

그렇게 유기농 방식을 적용한 유기출산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비아냥을 무릅쓰고 항생제나 백신을 잔뜩 먹인 닭이 낳은 계란이 아니라, 유기농으로 재배한 식물과 사료를 먹인 닭을 키우고, 거기에서 계란을 얻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방식은 자연방사식 사육과 농약이나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은 사료공급, 닭들이 자연에서 맘대로 활돌할 수 있게 해주면 건강한 알을 낳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고 있던 터라 공장식 계사를 과감히 포기했다.
 

다란팜 농장
‘동물복지 축산농장‘은 살충제 달걀,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의 방지책이자 궁극적으로 먹거리 불신시대를 극복할 방안으로 거론된다. 사진은 닭을 방사사육하는 ㈜다란팜 농장의 모습. /전남도 제공

■볼모지에 가까운 국내 유기축산 선도=하지만 경험 부족으로 질병 관리에 실패하면서 키우던 닭들이 잇따라 폐사하고 당시에는 친환경 축산에 대한 선호도도 낮아 고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힘들게 생산한 귀한 계란을 시장에서 헐값에 판매하는 설움도 맛봤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송 대표는 유기축산을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사료를 획기적으로 바꿨다. 연구 끝에 녹차잎과 뽕잎, 칡 등을 발효시켜 사료와 혼합해 먹이고, 은행잎 가루도 먹이는 등 그만의 독특한 친환경 유기농사료를 만드는 노하우를 익혔다.

그의 농장 이름과 상표가 ‘다란(茶卵)’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천연사료 외에 호주나 중국 등에서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한 사료수입이 가능해진 것도 유기축산의 길을 수월하게 도와준 계기다. 지하수까지도 정화해서 사용할 정도로 닭을 정성스레 길렀다.

덕분에 AI 등으로 그 많은 피해를 입은 일반 양계농가들과는 달리 ‘폐사’나 ‘살처분’이라는 것을 모르고 닭을 키우고 있다. 당연히 품질좋은 유기농 계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노력에 힘 입어 송 대표는 2005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양계분야에서 유기축산 인증을 획득했고 2007년엔 무항생제축산물 인증마크도 따냈다. 2009년 농림수산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인, 2011년엔 전남도가 지정한 유기농명인 제9호로 뽑히기도 했다.


 

다란팜 계란
(주)다란팜에서 판매중인 깨끗하고 맛좋은 유기농 달걀.

■“친환경 유기농만이 살 길”=송 대표는 하루 4천~5천개의 달걀을 거둬 전국에 판매한다.

일반 달걀보다 최고 5배나 비싼 가격이지만 항생제 범벅의 계란이 아닌 깨끗하고 맛좋은 유기농 달걀으로 전국의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연간 5~6억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급 달걀 덕분에 송 대표는 이제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됐다. 농약과 화학비료 성분 없는 오염되지 않은 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효소나 약재, 발효기술을 활용한 그의 10년 이상 노하우는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직접 유기농으로 쌀을 재배하고 그 부산물을 사료로 쓰는 순환농법도 독특하다.

‘꿈의 축산 방식’이라는 유기 축산의 미래에 송 대표는 낙관적이다. 그는 소득이 높아지고 건강에 관심이 늘수록 유기농과 유기축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송 대표의 다음 꿈은 닭은 숫자를 늘리는 게 아닌 ‘관광축산’으로의 확대다. 농장을 유기생태 관광농원으로 바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계란도 구입해가는, ‘축산 관광화’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송 대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장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며 “농장을 유기생태 관광농원으로 가꿔 우리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농원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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