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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 김우관 기자승인 2018.01.01 18:14댓글 0글씨키우기글씨줄이기메일보내기인쇄하기페이스북트위터구글카카오스토리 남도일

화이트보스 2018. 1. 2. 10:58

전남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

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

<프롤로그>

친환경 녹색해양산업 식량 위기 해결 ‘열쇠’

홍조류서 바이오에탄올 생산 가능

해양자원 신성장동력 주춧돌 역할
 

10면 메인사진
전남은 천혜의 해양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신성장동력의 메카로서 손색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전남은 해양·생태관광지로서 대한민국 중심지로 우뚝서고 있다./남도일보 자료사진

바다는 21세기 들어 식량과 에너지원의 보고로 자리잡고 있다.육당 최남선 선생은 일찍이 “우리 근세사의 최대 비극 중의 하나는 바다를 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새삼 최근들어 더욱더 가슴 속에 와 닿는 말이다.

이런 시대적 추세 속에 식량위기의 극복방안으로서 이제는 그 해결책을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바다식물은 흡수된 영양분을 오로지 생장하는 데만 이용할 수 있어 육지식물에 비해 생장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홍조류 중 일부 종들은 하루에 2~8%씩 자라기도 해 2개월에 4배 이상 자랄 정도다.

동원그룹 김재철회장은 세계적 경영학자이며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말을 인용해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산업은 수산업이다”면서 “세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각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인데, 그 중에서도 식량자원 확보가 관건이다. 우리는 이제 육지를 떠나 바다에서 식량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바다가 바로 우리의 살길이다”고 주장했다.

통일교의 문선명 총재 역시 식량문제의 해결책을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총재는 자서전인 ‘식량의 보고 바다’에서 “바다는 미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다. 바다 속에는 무궁무진한 식량이 들어있지만 인류를 식량문제에서 구원할 가장 훌륭한 열쇠는 ‘양식(養殖)’이다. 도시의 고층 건물들처럼 앞으로는 물고기를 양식하는 빌딩이 생길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굳이 이런 주장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바다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홍조류 바다식물을 대량으로 인공양식할 경우 홍조류 펄프는 물론 새로운 대체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는 바이오 에탄올 생산까지 가능케 한다. 또한 홍조류 바다식물이 육지식물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5배 이상인 것으로 밝혀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홍조류를 대량으로 양식하면 펄프원료와 바이오 에탄올이 되니 삼림을 보호하는 일이고, 이산화탄소 흡수까지 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1석 3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인류의 미래가 바다에 있다고 단정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복4
전국 수산물 생산량의 52% 가량이 전남에서 생산되고 있을 정도로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사진은 대규모 전복 양식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이처럼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을 감안하면,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해양 바이오산업’이라 확신한다. 지난 2009년 여성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인디애나대학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 교수가 앞으로 한국의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 ‘해양자원’을 지목한 것만 보아도 향후 신성장동력이 바로 바다에 있음을 말해 준다.

바이오에너지는 화석연료의 고갈을 대비하고, 친환경적이어서 차세대 대표적인 대체에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해서는 많은 곡물을 필요로 한다는 단점도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곡물 대신 해조류나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와 학계는 미역, 우뭇가사리 등 대형 해조류를 비롯해 식물성 플랑크톤, 클로렐라와 같은 미세조류로부터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있어 해조류와 미세조류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생산성과 다양한 활용도 때문이다. 미세조류는 몸 전체의 50%가 기름으로 이뤄져 연간 1만㎡ 당 최대 9만 8천500ℓ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팜유보다도 약 1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한 생산 공정에 따라 휘발유와 성능이 거의 비슷한 바이오부탄올이나 높은 고도·낮은 온도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항공유를 만들 수도 있다.

또한 해조류와 미세조류는 풍부한 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비롯해 곡물원료에 비해 ‘사람이 먹을 음식으로 연료를 생산한다’는 윤리적 논란과 식품가격 상승 등의 문제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 미세조류로 인한 수질정화 효과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어 풍부한 바다자원을 보유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다른 어떤 그린에너지보다 바람직한 연료인 셈이다.

때문에 각국은 조류 바이오연료의 합리적 생산을 위한 연구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올해까지 해양생물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기술개발사업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해조류 바이오매스 양산 및 통합적 활용기술개발도 조속한 시일 내에 완료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조류 바이오연료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어 제대로 개발이 이뤄질 경우 기존 화석연료를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하고 있다.

오스트롬 교수가 지목한 것처럼 전국 최대의 해양자원을 가지고 있는 전남의 입장에서는 바다에서 식량과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거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전남도는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사후 활용방안의 일부분으로써 바다에서 식량을 찾는, 이른바 ‘해양·바이오산업’을 전남의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양바이오와 관련된 식량과 에너지의 기술개발사업을 최우선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전남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라는 확신을 토대로 앞으로 닥칠 식량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대안은 녹색해양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시대적 추세라는 사실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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