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09 03:06
[무안공항 가보니…]
지금도 고속도로와 연결돼 접근성은 나쁘지 않아
光州 시민 "승용차 이동이 편해 KTX로 공항 이동 늘지 않을 것"
공항 활용률 6.3%에 그쳐…
국제선 6개국 노선 모두 비정기편, 광주공항과 통합 우선 고려해야
지난 2일 오후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은 휑뎅그렁했다. 1층 편의점에선 비행훈련원 학생 3명이 음료를 마셨고, 2층 식당은 주인만 지키고 있었다. 1~2층 대합실 좌석 960석은 텅 비어 있었다. 항공사 카운터에도 사람이 전혀 없었다.
◇"광주공항과 통합이 우선"
2007년 11월 탄생한 이 무안공항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부가 기존에 논의되던 광주공항과의 통합을 제쳐놓고 1조원을 더 들여 호남고속철도(KTX) 노선에 무안공항을 넣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발표 직후 호남 지역 여론을 의식한 '1조원짜리 심폐소생술'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능이 중복돼 승객이 나뉘는 광주공항과 통합이 먼저 되지 않고서는 1조원을 투입하더라도 공항 정상화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의 계획에 따르면 직선으로 이어졌던 호남고속철 2단계(광주송정~목포) 노선 모양은 무안공항을 경유하기 위해 'C'자로 휘어진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기본 계획 변경 노선도를 확정한다. 2025년 개통 예정으로 사업비는 2조4731억원이다. 기획재정부의 기존 노선 활용 고속화 사업비 1조3427억원보다 1조1300억원이 더 든다.

하지만 광주의 반발로 개항 당시 광주공항의 국제선만 무안공항으로 이전했다. 반쪽짜리 공항이 된 것이다. 2015년 4월 호남고속철 1단계(서울용산~오송~광주송정) 개통 때도 광주공항의 국내선은 그대로 남았다. 이 때문에 지역에선 "무안공항 활성화의 전제 조건은 광주공항과의 통합"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KTX 경유 계획에 일부에선 "1조원 들여서라도 철도만 깔리면 6배 정도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며 반색했다. 최용호 공항공사 무안지사 운영팀 차장은 "공항 활성화와 지역 성장 동력 창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KTX가 뚫리면 더 많은 사람이 공항을 이용하고 공항이 제 궤도에 들어선다는 논리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노선이 설계돼 1조원 세금만 날릴 게 뻔하다"며 "전형적인 예산 퍼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6000억 고속도로와 연결된 무안공항

노선 조정에 반대하는 이들은 무안공항이 6057억원을 들인 무안광주고속도로와 이미 연결돼 있다는 점을 든다. 2008년 5월 개통돼 광주와 무안공항을 30분대로 연결하는 무안광주고속도로(41.3㎞)는 서해안고속도로와도 이어진다. 이날 오후 광주 광산구 롯데마트 첨단점에서 무안공항까지 승용차로 달렸다. 53.8㎞ 거리를 규정 속도를 지키고 이동하니 40분이 걸렸다. 같은 지점에서 무안공항과 연결되는 14.1㎞ 떨어진 광주송정역까지는 22분이 소요됐다. 이후 탑승 수속과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KTX 이용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다. 회사원 노수철(42·광주 봉선동)씨는 "번거롭고 불편하게 KTX로 공항에 갈 광주 사람은 소수일 것"이라며 "KTX로 연결된다고 인천과 김포공항 수요가 무안으로 오겠느냐"고 말했다.
무안공항에선 하루 평균 제주행 국내선 2편, 비정기 국제선 3편이 뜬다. 유일한 중국 베이징 정기 국제선은 지난해 10월 명맥이 끊겼다. 국제선은 일본과 베트남 등 6개국 10개 노선이 전부다. 모두 비정기
이정록 전남대 교수는 "지역민이 주 고객층이라는 지방 공항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서남권 거점 공항으로 기능을 하기 위해선 KTX 노선 공유보단 광주공항과의 통합이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