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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진이 경제를 너무 가벼이 보고 있다"

화이트보스 2018. 2. 2. 10:13


"청와대 참모진이 경제를 너무 가벼이 보고 있다"

  • 춘천=이준우 기자
  • 입력 : 2018.02.02 03:00

    한국경제학회 학술대회 쓴소리
    "최저임금 인상 등 무리하게 추진… 반대입장 사람 이야기도 들어야"

    1년에 한 번 있는 대표적 경제학 학술 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일 한국경제학회 주관으로 강원대학교에서 열린 '2018년 경제학 공동 학술 대회' 1차 전체 회의에서 '2018년 대한민국 경제정책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같은 생산성을 하락시키는 전형적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우리도 일본형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은 자본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많은 연구와 토론을 거쳐 실시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시장에 충격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와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는 큰 틀을 마련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청와대 참모진의 간섭을 꼽았다. 그는 "청와대 참모진이 너무 경제를 가벼이 보고 있다. 정책 수립은 전문적 경제 관료에게 맡겨야 한다"며 "(청와대 참모진이) '최저임금 16% 올리면 (부정적으로) 뭐가 달라지겠나' 하는데 하나도 계산을 안 해본 소리다. 이는 나라를 팔아먹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전체 회의 사회를 본 고려대 강성진 경제학부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해 경제학자들 사이에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반대 의견이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왜 안 듣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교수는 "옛날엔 임금이 백성의 소리를 듣고자 야행(夜行)을 나가기도 했는데, 요즘 정치인들은 자기 뜻과 반대되는 말은 아예 듣지 않는 게 관행 같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한 정운찬 전 총리 역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적 합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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