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인간 등장 이후 1000배나 빨라져
지구의 절반을 보호구역 지정해야
손 놓고 있으면 인류도 사라질 판

지구의 절반
지키기 위한 제안
에드워드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사이언스북스
‘지구’라는 단어는 뜨거운 논란을 부른다. 좌파와 우파는 지구 보존 문제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 지구의 대표 생명체인 인류의 생존은 북핵보다도 심각한 안보 문제다.
하버드대 명예교수인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87)은 “지구의 절반을 생명에게 양보하라!”라고 절규한다. 그의 32번째 책이자 ‘인류세(Anthropocene) 3부작’의 마지막인 『지구의 절반: 생명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제안』을 통해서다. 3부작의 1권은 『지구의 정복자』, 2권은 『인간 존재의 의미』다.
윌슨은 ‘지구의 절반(half-earth)’을 보호구역·서식지로 지정해 인간의 손길을 차단하면 현재 생물 종의 약 85%가 생존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지구 생명체는 800만 종이다. 그중 600만 종은 아직 이름조차 없다. 지구의 반을 생물 다양성 보호구역으로 지정해도 전체 종의 15%가 사라질 운명이다.
그렇게 해야만 지구에 닥치는 ‘6번째 대멸종’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윌슨의 판단이다. 윌슨이 이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이유는 현생인류의 등장 이전과 비교할 때 현재 지구 위에서 1000배 빠른 속도로 생명체 멸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대략 1억 년에 한 번씩 대참사를 겪어왔다. 대참사 후 생물 다양성(biodiversity)을 회복하는 데 1000만 년이 걸린다. 6500만 년 전에는 유성으로 공룡종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외부 원인이 아니라 인재(人災)다. 서식지 파괴, 외래종 확산, 오염, 남획, 기후변화 등이 대멸종의 원인이다. 특히 인구 증가가 문제다. 인구는 2050년 100억 명, 2100년 120억 명으로 늘어난다.
![우주의 푸른 보석 지구. 『통섭』의 저자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은 지금 당장 지구의 절반을 생명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 NASA]](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2/03/b396ad5c-316d-439b-bafc-03cbc40abe91.jpg)
우주의 푸른 보석 지구. 『통섭』의 저자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은 지금 당장 지구의 절반을 생명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 NASA]
그런 그가 ‘인류세’ 다음에 인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인류가 사라진 ‘고독의 시대’인 ‘에레모세(Eremocene)’라고 경고한다.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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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다양성 문제는 윤리적·종교적 문제이기도 하다. 윌슨은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자신의 논리를 전개한다. 인간은 죽음이나 생명파괴보다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love of all living things)’인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성향이 더 강하다고 믿는 낙관론자다.
‘사람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는 볼멘 반응도 있다. ‘인류를 위해 얼마나 이로운가’가 생물 다양성의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는 ‘현실론’도 있다. 『지구의 절반』은 시적인 표현과 높은 가독성이 인상적이지만, 행동 계획은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다. 윌슨 교수는 ‘로컬(local)’ 차원의 운동에 큰 희망을 걸고 있지만, 민족국가들이 만들어내는 국제정치의 현실에 어떻게 맞설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구의 절반』은 일단 글로벌 차원의 토론을 자극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미 육지의 15%, 대양의 2.8%가 보호구역이다. 16만1000개의 국립공원, 6500개의 해상 국립공원이 있다.
김환영 지식전문기자 kim.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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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tt**** 2018-02-03 11:46:24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0 댓글 반대하기0그를 개미권위자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 작은 의미로 보인다. 사회생물학자 또는, 과학과 인문학 통합론자가 맞을 것이다. "인간존재의 의미"는 80대가 된 노학자가 세계와 생물을 통찰하며 쓴 짧지만,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그가 쓴 여러권의 책을 보았지만, 정말 최고의 책이었다. 많은 사람 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지구의 절반도 즐겁게 봐야겠다.
답글달기- dant**** 2018-02-03 11:04:57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3 댓글 반대하기1멀리 갈 것도 없다. 한반도는 조만간 핵으로 무장한 빨 갱이 돼지가 지배하다 뒈질 것이다.
답글달기- anyc**** 2018-02-03 10:45:18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1 댓글 반대하기1이제부터 지구는 유기물에서 무기물이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답글달기- Wils**** 2018-02-03 10:32:26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3 댓글 반대하기0멸망하고 또 다시 태어나고 또 멸망하고 또 다시 태어나는 역사의 반복은 우리가 막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그냥 짫은 인생 하루하루 재미나게 사셔요..
답글달기- dant**** 2018-02-03 07:27:20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3 댓글 반대하기1지구 생명 대멸종의 입구에서도, 한참 지나와서 있다. 지구는 이미 이런 대멸종의 경험을 수차례한 증거를 갖고 있다.
답글달기- rjsd**** 2018-02-03 05:08:40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2 댓글 반대하기1우리나라는 인구절벽시대가 오고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저렇게 낳아대는거냐?
답글달기- dant**** 2018-02-03 10:27:52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1 댓글 반대하기0(아래) 엄마한테 물어보삼.
- Wils**** 2018-02-03 09:31:31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1 댓글 반대하기01천톤인지 알만지는 잘 머르겟는데 그것이 다 어디로 가나요?? 바다??
- dant**** 2018-02-03 07:31:21 신고하기
댓글 찬성하기4 댓글 반대하기1인류는 매일, 약 1천 톤의 정액를 발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