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05 03:02
[김형석의 100세 일기]
아내 다음에는 나를 가장 좋아한 또순이
10년이 지나는 동안에 나보다 더 빨리 늙기 시작했다
언제나 잠들기 전에 일기를 쓴다. 재작년과 작년의 일기를 읽은 후에 오늘의 기록을 남기곤 한다.
2년 전 오늘은 '또순이'가 죽은 날이다. 강아지 또순이는 그 뿌리가 프랑스다. 어쩌다가 그 선조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미국에서 태어난 또순이가 우리 집으로 온 것이다. 그때 나는 노모와 병중의 아내를 보내고 혼자 있었다. 미국에 사는 셋째 딸이 내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데리고 왔었다.
미국에 사는 동안에는 내 딸과 같은 방에서 지냈기 때문에 우리 집에 와서도 2층의 내 방에 머물기를 원하는 눈치였다. 나는 그럴 수가 없어 계단 현관 옆에 머물 자리를 장만해 주었다. 그래도 또순이는 2층에 있는 내가 그리워 언제나 계단 아래서 위쪽만 바라보곤 했다. 내 딸의 설명은 비숑(Bichon) 종류 강아지인데 세상에서 주인을 가장 좋아하고 따른다는 것이다. 다 자란 후에도 중간 정도의 고양이 체중밖에 되지 못하는 귀염둥이다.
2년 전 오늘은 '또순이'가 죽은 날이다. 강아지 또순이는 그 뿌리가 프랑스다. 어쩌다가 그 선조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미국에서 태어난 또순이가 우리 집으로 온 것이다. 그때 나는 노모와 병중의 아내를 보내고 혼자 있었다. 미국에 사는 셋째 딸이 내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데리고 왔었다.
미국에 사는 동안에는 내 딸과 같은 방에서 지냈기 때문에 우리 집에 와서도 2층의 내 방에 머물기를 원하는 눈치였다. 나는 그럴 수가 없어 계단 현관 옆에 머물 자리를 장만해 주었다. 그래도 또순이는 2층에 있는 내가 그리워 언제나 계단 아래서 위쪽만 바라보곤 했다. 내 딸의 설명은 비숑(Bichon) 종류 강아지인데 세상에서 주인을 가장 좋아하고 따른다는 것이다. 다 자란 후에도 중간 정도의 고양이 체중밖에 되지 못하는 귀염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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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또순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뒷산을 산책할 때와 앞뜰 잔디밭에서 놀아주는 동안이다. 또순이는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뒷산을 걸을 때는 수십 번씩 뒤따라오는 나를 쳐다본다. 잔디 위에서는 내 환심을 사려고 갖은 아양을 부린다. 그러다가 품에 안아주면 내 눈을 쳐다보다가는 반쯤 눈을 감는다. 그 표정이 '나보다 더 행복한 삶은 없다'는 듯싶었다. 나도 '아내 다음에는 네가 나를 가장 좋아하지…'라고 중얼거리곤 했다.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에 또순이가 나보다 더 빨리 늙기 시작했다. 2년 전쯤부터는 노화 현상이 뚜렷했다. 나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잔디 위를 뛰어 돌다가도 힘들어서 안 되겠다는 듯이 내 얼굴을 쳐다보곤 했다. 나도 '나보다 네가 더 빨리 늙어서 어떻게 하지…'라고 안아주곤 했다.
지방에서 손님이 왔다. 우리는 습관대로 또순이와 같이 손님 차로 드라이브를 했다. 내 품에 안겨서 내 얼굴과 창 밖을 번갈아 내다보곤 했다. 산책길에서는 즐거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날 보고 또 보곤 했다. 그것이 또순이의 마지막 행복이었다. 이틀 후에 또순이는 모두가 잠든 밤에 계단 밑 이층이 보이는 자리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그렇게 또순이는 내 곁을 떠났다.
나는 또순이와 같이 거닐던 산길을 걷고 있었다. 또순이가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앞을 바라보았더니 또순이가 벚나무 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너 여기 있었니? '라면서 뛰어갔다. 두 팔을 벌렸다. 또순이가 뛰어와 안기지를 못했다. 내가 끌어안아 주었다. '내가 보고 싶었지? 왜 서서 기다리기만 했어?' 하면서 살펴보았다. 또순이는 생전과 같이 내 얼굴을 보면서 눈을 감았다. '주인님 품 안이어서 편안해요'라는 듯이.
꿈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나도 사모해 온 분의 품 안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어야 할 텐데'라고.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에 또순이가 나보다 더 빨리 늙기 시작했다. 2년 전쯤부터는 노화 현상이 뚜렷했다. 나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잔디 위를 뛰어 돌다가도 힘들어서 안 되겠다는 듯이 내 얼굴을 쳐다보곤 했다. 나도 '나보다 네가 더 빨리 늙어서 어떻게 하지…'라고 안아주곤 했다.
지방에서 손님이 왔다. 우리는 습관대로 또순이와 같이 손님 차로 드라이브를 했다. 내 품에 안겨서 내 얼굴과 창 밖을 번갈아 내다보곤 했다. 산책길에서는 즐거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날 보고 또 보곤 했다. 그것이 또순이의 마지막 행복이었다. 이틀 후에 또순이는 모두가 잠든 밤에 계단 밑 이층이 보이는 자리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그렇게 또순이는 내 곁을 떠났다.
나는 또순이와 같이 거닐던 산길을 걷고 있었다. 또순이가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앞을 바라보았더니 또순이가 벚나무 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너 여기 있었니? '라면서 뛰어갔다. 두 팔을 벌렸다. 또순이가 뛰어와 안기지를 못했다. 내가 끌어안아 주었다. '내가 보고 싶었지? 왜 서서 기다리기만 했어?' 하면서 살펴보았다. 또순이는 생전과 같이 내 얼굴을 보면서 눈을 감았다. '주인님 품 안이어서 편안해요'라는 듯이.
꿈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나도 사모해 온 분의 품 안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어야 할 텐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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