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6.21 03:16
한 도시의 시장에게서 지난해 의견 좀 듣자는 요청을 받았다. 관내 공공 기관 주차장에 태양광 설치 제안이 있는데 받아들여야 할지 하는 사안이었다. 시장의 고민은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대단위 태양광 단지가 들어서면 경관(景觀)이 훼손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햇빛 반사광이 주변 도로 운전자들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주차장 설치라면 괜찮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말했다.
▶어제 조선일보 1면에 태양광을 설치하려 산을 깎아냈다가 흉하게 방치된 야산 사진이 실렸다. 작년 1~9월에만 전국에서 여의도 2.35배 면적 산림에 태양광 허가가 났다고 한다. 태양광은 에너지 밀도가 낮은 게 문제다. 원전과 비교해 60배 부지가 필요하다. 신고리 5·6호기만큼 전력을 생산해내려면 500만 이상 가구가 3㎾짜리 태양광을 지붕에 설치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태양광은 점점 산을 깎아내고 들어가야 할 것이다.
▶어제 조선일보 1면에 태양광을 설치하려 산을 깎아냈다가 흉하게 방치된 야산 사진이 실렸다. 작년 1~9월에만 전국에서 여의도 2.35배 면적 산림에 태양광 허가가 났다고 한다. 태양광은 에너지 밀도가 낮은 게 문제다. 원전과 비교해 60배 부지가 필요하다. 신고리 5·6호기만큼 전력을 생산해내려면 500만 이상 가구가 3㎾짜리 태양광을 지붕에 설치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태양광은 점점 산을 깎아내고 들어가야 할 것이다.
![[만물상] 산을 깎아 만드는 태양광](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806/20/2018062004009_0.jpg)
▶하수 시설이 잘돼 있는 나라라면 기저귀 세탁한 물을 버려도 별 탈 없기 때문에 천으로 만든 기저귀가 친(親)환경적이다. 국토가 넓지만 수자원은 귀하다면 매립 처분이 가능한 종이 기저귀가 환경적으로 낫다. 어떤 에너지가 바람직한지는 역시 자연조건과 관련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토파즈 태양광 단지는 대평원 지대에 있다. 햇빛 이용률이 24.4%에 달한다. 강원도 영월 태양광발전소는 17%밖에 안 된다.
▶원자력, 천연가스, 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 기술이 경합하고 있다. 어떤 기술이 미래를 석권할지 장담할 수 없다. 경합 기술에 두루 투자하는 위험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탈(脫)원전, 풍력·태양광 올인 정책은 불확실한 주관적 확신에 국가 미래를 걸겠다는 것이다. 나라 운명을 그렇게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결정하는 건 곤란하다.
▶서울대 황일순 교수는 원자력을 '두뇌에서 캐내는 에너지'라고 불렀다. 우리는 중동처럼 석유가 풍부한 것도, 미국처럼 대평원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50년 이상 원전을 짓고 운영해오면서 축적한 기술 인력을 갖고 있다. 땅도 없고 태양도 부족하지만, 대신 원자력 분야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잘 구성된 산업 생태계가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인적 자원을 '궁극적 자원(ultimate resources)'이라고 부른다. 자연 자원보다 중요한 경쟁력으로 본다. 우리가 장기(長技)를 발휘할 수 있는 선택이 현명하다. 그런데 우리는 어렵게 쌓아올린 귀중한 자원을 갖다 버리려 하고 있다.
▶원자력, 천연가스, 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 기술이 경합하고 있다. 어떤 기술이 미래를 석권할지 장담할 수 없다. 경합 기술에 두루 투자하는 위험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탈(脫)원전, 풍력·태양광 올인 정책은 불확실한 주관적 확신에 국가 미래를 걸겠다는 것이다. 나라 운명을 그렇게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결정하는 건 곤란하다.
▶서울대 황일순 교수는 원자력을 '두뇌에서 캐내는 에너지'라고 불렀다. 우리는 중동처럼 석유가 풍부한 것도, 미국처럼 대평원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50년 이상 원전을 짓고 운영해오면서 축적한 기술 인력을 갖고 있다. 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