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9.29 03:06
1년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직전 사장이 5000억원대 분식회계와 채용 비리 등 혐의로 구속됐다. 그 이틀 전엔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회사는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합작이긴 해도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을 개발했고 경전투기 등을 4개국에 수출한 회사가 방산 비리 적폐 청산 대상으로 추락했다. 감사원에 이어 몰아친 검찰 수사로 전·현직 임원 등 12명이나 기소됐는데 모두 청와대 상납, 권력형 방산 비리 등 애초 제기 의혹이 아닌 별건 기소였다. 억지로 한 정치 표적 수사로 멀쩡한 기업이 엉터리 적폐 기업으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전(前) 사장 구속 후 20일도 안 돼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이 새 사장으로 정해졌다.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하려다 전문성 부족이 문제가 되자 KAI 사장을 시켰는데 항공·방산 쪽 경력도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낙하산 타고 왔으니 항공 경험자"라는 우스개가 돌았다. 그 직후 방산 전시회에서 T-50 조종석에 문 대통령이 앉았다. 사장이 바뀌니 적폐 기업이 다시 최고 방산 기업 대접을 받았다.
▶전(前) 사장 구속 후 20일도 안 돼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이 새 사장으로 정해졌다.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하려다 전문성 부족이 문제가 되자 KAI 사장을 시켰는데 항공·방산 쪽 경력도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낙하산 타고 왔으니 항공 경험자"라는 우스개가 돌았다. 그 직후 방산 전시회에서 T-50 조종석에 문 대통령이 앉았다. 사장이 바뀌니 적폐 기업이 다시 최고 방산 기업 대접을 받았다.
▶그날 대통령은 미 공군 고등훈련기 350대 교체 사업 수주를 "꼭 성공시키라"고 당부했다. 검찰 수사까지 받은 문제 기업이 미국 공군의 낙점을 받을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이었다. 경쟁사가 파격적으로 입찰가를 낮춰 결국 KAI는 탈락하고 말았다. KAI 관계자는 "우리는 그 가격이면 도리어 손해를 본다"고 했다.
▶세계 훈련기 시장은 10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 시장에서 미 공군이 선택한 기종이라는 프리미엄은 대단한 것이다. 경쟁사 훈련기는 이번 입찰을 위해 급조된 것이고 우리 T-50은 검증된 기체였다. 한·미 동맹까지 거론되면서 낙찰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됐다. 일부 외신들은 가격 요인 외에 KAI가 수사를 받은 것이 불리하게 작용했을지도 모른다는 투로 보도했지만 진상은 알 수 없다.
▶T-50 수출에도 암운이 드리워졌다. '가성비가 나쁘다'는 얘기가 시장에 금방 퍼질 것이다. KF-X 등 다른 항공기 개발 사업에도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항공산업은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라고 한다. 그 총아가 KAI였다. 이 기업이 정권 바람을 타고 표적 수사를 받아 만신창이가 되더니 명운을 건 입찰 경쟁에서도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래도 직원들이 힘을 내 먹구름을 뚫고 비상하기를 바랄 뿐이다.
▶세계 훈련기 시장은 10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 시장에서 미 공군이 선택한 기종이라는 프리미엄은 대단한 것이다. 경쟁사 훈련기는 이번 입찰을 위해 급조된 것이고 우리 T-50은 검증된 기체였다. 한·미 동맹까지 거론되면서 낙찰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됐다. 일부 외신들은 가격 요인 외에 KAI가 수사를 받은 것이 불리하게 작용했을지도 모른다는 투로 보도했지만 진상은 알 수 없다.
▶T-50 수출에도 암운이 드리워졌다. '가성비가 나쁘다'는 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