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여름 성수기(7월 15일~8월 24일) 자연휴양림 숙박자를 추첨으로 뽑는다. 신청자가 너무 많아서다. 올해는 여름 성수기 예약 신청을 6월 4~10일 받았다. 이 기간 10만 명 이상이 응모해 평균 객실 경쟁률이 6.45대 1을 기록했다. 변산 자연휴양림에 예약을 신청한 사람은 9515명으로, 경쟁률은 13.79대 1이었다. 대야산 자연휴양림의 야영장 예약 신청자는 1728명이었고 경쟁률은 9.93 대 1이었다.
한국인이 사랑한 국립 휴양림 9
지난여름 객실 경쟁률 1위 변산
야영장 경쟁률 1위 문경 대야산
산골 오지서 해안까지 고루 인기
거북선 모양 객실, VR 체험장도
①변산 자연휴양림-전북 부안
변산 자연휴양림은 변산반도 국립공원 어귀에 있다. 채석강·내소사 등 부안의 이름난 관광지도 지척이다. 휴양림 내부 산림휴양관에서 바다로 향하는 길목에 습지관찰원이 있다. 부안을 대표하는 트레일 변산마실길 6코스가 이 앞을 지난다. 해안형 휴양림이어서 체험프로그램도 별나다. 부안 특산물인 천일염·뽕잎·퉁퉁마디 등을 활용한 ‘삼색 건강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한다. 063-581-9977.
②남해편백 자연휴양림-경남 남해
섬 안에 들어선 휴양림이지만, 막상 휴양림에서는 바다가 보이진 않는다. 산책로를 따라 1㎞를 걸어야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짙푸른 바다가 내다보인다. ‘편백나무 속 아토피 그린체험’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숲 해설사와 치유지도사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성계가 천하를 얻고자 기도했다는 금산 보리암,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귀국해 정착한 독일마을 등 남해의 명소도 가깝다. 055-867-7881.
③진도 자연휴양림-전남 진도
체험 프로그램에서도 지역색이 묻어난다. 해송 우거진 숲에서 ‘역사와 함께하는 바다숲’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남도소리 체험관도 있다. 노약자를 위한 무장애 데크로드가 휴양림 안을 가로지르고 있어 누구나 산책하기 좋다. 2017년 7월 진도항 인근에 개장했는데 모든 객실에서 바다가 보인다. 새벽 안개와 소용돌이치는 바다가 특히 인상적이다. 야영장은 없다. 해풍이 강해 야외 바비큐가 금지돼 있다. 061-542-2346.
④대야산 자연휴양림-경북 문경
먼저 와인 오크통처럼 생긴 캐빈(사진). 이불과 취사도구가 없어 야영장으로 분류되지만, 온수와 전기는 공급된다. 텐트가 필요 없는 야영장인 셈이다. 덕분에 지난여름 야영장 부문 예약 경쟁률이 9.93대 1로, 전체 1위에 올랐다. ㈔한국목조건축협회로부터 ‘5스타’ 인증을 받은 연립동, 디자인 공모전을 거쳐 주변 산세와 조화롭게 설계한 제2산림문화휴양관도 특별하게 생겼다. 도자기의 고향 문경답게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백자 그릇이나 컵에 그림을 그리면 가마에 구워 보내준다. 054-571-7181.
⑤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울산
휴양림은 상단과 하단으로 나뉜다. 하단은 자동차로 갈 수 있지만, 상단은 2.3㎞ 산길을 걸어 올라야 한다. ‘불편한 휴양림’으로 악명이 높지만, 가을에는 빈방 찾기가 힘들다. 휴양림에서 하루 한 번 무거운 짐을 날라준다. 지난여름 하단 야영장의 예약 경쟁률은 6.67대 1로, 대야산 자연휴양림 다음으로 인기가 높았다. 052-254-2123.
⑥청옥산 자연휴양림-경북 봉화
청옥산(1277m) 자락 해발 680~800m 높이에 들어선 휴양림은 자연환경도 5성급이라 할 만하다. 100㎢가 넘는 면적은 국내 자연휴양림 중 최대 규모다. 잣나무·소나무·낙엽송 등 40여 종의 침엽수와 활엽수로 숲이 빽빽하다. 여름에는 서늘하고 가을에는 눈부시다. 지난 7월 13개 객실을 갖춘 산림문화휴양관을 개장했다. 054-672-1051.
⑦용대 자연휴양림-강원도 인제
2015년까지는 인기가 없는 편이었다. 휴양림 입구에서 숙소·야영장까지 이어진 2.5㎞ 비포장도로 때문이었다. 비가 내리면 큰 웅덩이가 파여 운전자가 애를 먹었다. 2015년 아스팔트로 길을 포장했고, 61면에 달하던 야영장 규모를 17면으로 축소했다. 대신 숲속의집 5채를 지었다. 한갓진 숲에서 야영을 즐기던 캠핑 마니아는 아쉬워했지만,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매봉산(1271m)에서 발원한 계곡 물소리가 쩌렁쩌렁 휴양림을 울린다. 033-462-5031.
⑧방태산 자연휴양림-강원도 인제
휴양림 시설은 단출한 편이다. 숲속의집(1실), 산림문화휴양관(9실), 야영 데크(27면)가 전부지만 빼어난 자연 덕에 캠퍼와 일반인 모두에게 인기다. 휴양림 가는 길, 방동약수터에 들러 약수를 마셔보자. 자연보호중앙협의회에서 꼽은 ‘한국의 명수’로 유서가 깊은 약수다. 탄산·철분 함유량이 많아 위장에 좋단다. 033-463-8590.
⑨유명산 자연휴양림-경기도 가평
객실 54개, 야영장 102면으로 하루 최대 3000명을 수용한다. 지난 7월 개장한 제2산림문화휴양관은 모던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야영장 102면 중 캠핑카(캐러밴)를 위한 ‘캠핑카 야영장’이 19면이나 있다. 캠핑카가 없어도 널찍하게 이용할 수 있어 특히 인기가 높다. 031-589-5487.
자연휴양림 숙박 예약
국립 자연휴양림 숙박은 통합 사이트(huyang.go.kr)에서만 예약할 수 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평일은 선착순이고, 주말·공휴일은 추첨제다. 평일·휴일 구분은 체크아웃 날짜가 기준이다. 매달 4~9일 다음달 주말·공휴일 예약 신청을 받고 10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지자체와 개인 휴양림은 각 휴양림 웹사이트에서 예약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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