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 하버드서 강연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허즈홀(Hawes Hall). 석사 2년차 학생 70여명이 'KT 스마트 에너지'를 주제로 한 황창규 KT 회장의 특강에 귀를 기울였다. 황 회장은 이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21세기 에너지' 과목의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 채택한 KT의 에너지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2005년부터 이번까지 모두 아홉 차례 하버드 강연을 했다. 2016년에는 '네트워크의 힘', 지난해에는 '기가토피아 전략'을 주제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연했다.
◇에너지 사업으로 2022년 1조원 달성
황 회장은 통신 업체인 KT가 에너지라는 생소한 분야에 진출한 이유에 대해 "KT는 제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 가운데 한국 최대 에너지 소비 기업으로 ICT(정보통신기술)를 이용한 에너지 절감과 효율화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노하우를 에너지 생산·거래·소비 등 전 과정으로 확산시키면 KT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4년간 스마트 에너지 사업을 진행해왔고 한국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베트남·호주 등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2016년 4000만달러(약 450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까지 급성장했고, 2022년에는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KT의 에너지 사업 모델은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낭비를 막고 개선 방안까지 제시해준다. 황 회장은 "이 기술을 올여름 2개월간 KT 연구·개발(R&D)센터에 적용한 결과 에너지 비용이 12% 정도 줄었다"면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설비 교체 등을 병행하면 최대 75%까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KT의 스마트 에너지 기술이 관리하는 기업과 아파트·공장·연구소 등은 모두 1만4000여개에 이른다.
황 회장은 KT의 에너지 사업이 극복할 과제로는 관련 규제 개선을 꼽았다. 황 회장은 "현재 블록체인(분산형 저장 기술)을 이용한 실시간 전력 거래 기술, 전기차 충전 사업, 기업 간 에너지 교환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향후 규제가 풀려 전력 거래가 본격화되면 KT의 성장은 물론 국가적 에너지 절감과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 뒤 이어진 토론에서 학생들은 KT가 다른 글로벌 통신 업체들과 달리 공격적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 발굴에 나서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KT의 스마트 에너지 사업을 케이스 스터디로 채택한 포레스트 라인하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ICT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KT는 기존 에너지 사업자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도 계속 업데이트해 교재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5G 장비 회사, 이르면 이번 주 발표
한편 황 회장은 강연을 하루 앞둔 25일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5세대(5G) 통신 장비 회사 선정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일주일 이내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에 장비사를 최종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안 문제가 불거진 중국 화웨이 장비 선정 여부에 대해서는 "KT는 물론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도 엄격히 적용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만 답했다. 5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