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나나, 시장공략 도전장…“맛은 기본, 안전성까지 갖췄죠”
농협구리공판장서 품평회
키토산 농법 등 무농약 재배 방부제·인공 후숙 없이 출하 뛰어난 당도와 품질에 ‘호평’
판촉방안 마련 등 개선점도
수입개방 이후 자취를 감췄던 국산 바나나가 속속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먹거리문제에서 안전성과 품질을 가장 따지는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바나나 재배에 도전하는 농가가 자연스럽게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50여농가가 19만8000㎡(약 6만평)에서 1만t가량의 바나나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에 따라 국내 기후가 아열대화하고 있는 것도 바나나 재배열기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추이에 따라 농협은 수입 과일에 대응한 국내 바나나 재배농가의 판로개척을 돕기 위해 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했다.
농협경제지주는 24일 경기 농협구리공판장에서 전국 도매시장 관계자와 중도매인·농가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국산 바나나 품평회를 열고 향후 판매 추진방향도 논의했다.
이날 선보인 제주산 바나나는 2017년 9월말 아주심기(정식)한 <그린바나나> 품종이다. 1주일 전 수확해 방부제 등 약제를 전혀 처리하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그대로 후숙해 출하했다.
재배농가 윤광규씨(제주 한경면)는 “지렁이농법과 천연 키토산 농법 등 친환경농법으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했다”며 “3가지 품종의 정식간격을 조정해 연중 출하체계를 갖췄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의 건강을 생각해 인공적인 후숙은 거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산 바나나를 접한 참가자들은 일단 외형이나 맛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20브릭스(Brix)에 육박하는 당도는 물론 외국산 바나나와 전혀 차이가 없는 외형이 장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산 바나나와의 가격차 극복방안이나 이야기(스토리)를 입힌 판촉방안 마련 등에 대해서는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철학 농협경제지주 공판마케팅팀장은 “산지에서 충분히 익혀 수확한 때문인지 당도가 뛰어나다”며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해 안전을 따지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경용 영동청과 대표는 “현재 논의되는 가격은 외국산과 두세배 차이 난다”며 “비싼 만큼 품질을 확실히 보장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홍 농협하나로유통 차장은 “소비지 판매전략 마련만큼 바나나 재배농가 증가에 대비한 산지에서의 준비도 중요하다”며 “후숙이나 포장시설 등을 확실히 갖춘 뒤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안종섭 농협경제지주 농산물판매부장은 “바나나는 연중 45만t이 수입되는 국민 과일로 자리 잡았다”며 “시작단계인 만큼 국산 바나나가 시장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농협이 중심이 돼 대책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홍기 기자 hgs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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