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해양쓰레기 언론보도자료 모음 2

되돌아온 쓰레기

화이트보스 2019. 2. 7. 11:37


되돌아온 쓰레기

입력 2019.02.07 03:16

2009년 영국 TV 방송국이 그린피스와 손잡고 폐(廢)TV 속에 위성추적 장치를 단 후 경로를 탐사보도한 적이 있다. 햄프셔 리사이클링센터로 넘겨졌던 폐TV는 템스강 부두에서 선적돼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운반됐다. 그렇게 불법 수출된 폐TV·폐컴퓨터 등은 어린이들 손으로 분해돼 구리·알루미늄 등은 회수하고 플라스틱 껍데기와 못 쓰는 부품은 태워졌다. 그 과정에서 납·카드뮴·다이옥신 등의 유독물질이 공기·토양·물을 오염시킨다.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 사법 당국이 마피아 단원의 제보를 받고 바다 한가운데서 폭파 수장된 선박 안에서 유해 폐기물들을 발견했다. 노르웨이에서 몰래 유출한 핵폐기물까지 들어 있었다. 당국이 추적해보니 비슷한 방식으로 병원폐기물·중금속 등을 실은 선박을 무정부 상태인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가라앉히는 일이 성행하고 있었다. 소말리아 주변 바다를 경비하는 연합해군은 본 척도 하지 않았다. 소말리아 해적들만 자기 나라 바다 더럽힌다고 폐기물 실은 선박들을 쫓아내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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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던 플라스틱 쓰레기 1200톤이 3일 평택항으로 돌아왔다. 쓰레기를 수입해간 업체의 부지에는 한국산 쓰레기 5100톤이 더 쌓여 있다고 한다. 수출 신고할 때는 '합성 플라스틱 조각'이라고 했지만 기저귀·폐전구·의료폐기물 등이 섞여 있는 쓰레기 더미라고 한다. 작년 11월 필리핀 언론의 보도 후 현지 환경단체가 한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수입 업체는 한국인이 절반 지분을 가진 사실상 한국 기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1987년 3월 3168톤의 쓰레기를 싣고 뉴욕을 떠난 바지선이 노스캐롤라이나로 갔다가 방송에 노출되면서 쫓겨나왔다. 그 후 미국 내 6개 주와 멕시코 등 3국 앞바다를 112일간 방황했는데 멕시코는 해군까지 동원해 바지선의 영해 진입을 막았다. 쓰레기는 결국 그해 10월 뉴욕으로 돌아가 브루클린 소각장에서 태워졌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버려지면 수백년간 썩지 않으면서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키게 된다. 필리핀으로 보내면 결국은 필리핀 국민의 건강과 생태를 해치는 것이다. 더럽고 위험한 폐기물을 싼값에 처리해준다고 못사는 나라에 갖다 버리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다. 일본 쓰레기, 중국 쓰레기가 그런 방식으로 한국에 들어온다고 생각해보라. 뉴욕의 쓰레기 바지선 유랑(流浪) 사건은 미국의 쓰레기 정책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 우리도 이번 사건을 '플라스틱 쓰레기 위기'를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6/20190206014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