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북부에서 날아온 먼지다.
황사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자연스럽게 사막화 현상도 떠올리게 된다.
사막화(Desertification)란 건조지역(반건조, 건조 반습윤 지역 포함)의 숲과 초지가 사라지고, 강과 호수가 마르면서 메마른 사막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일종의 토지 황폐화다.
사막화는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줄어들거나 가축의 과도한 방목, 부실한 수자원 관리 등으로 인해 초지가 황폐해지면서 나타난다.
사막화가 진행된 곳에서는 강한 바람에 모래 먼지가 날리는 황사 현상도 나타난다.
몽골과 중국 서부, 만주 등지의 황사현상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고,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는 북아메리카까지 날아간다.
지금은 황량한 사하라 사막도 12만5000년 전에는 물이 많았고, 1만 년 전까지도 드넓은 초원이었던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기후변화로 사막이 늘어났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사하라 사막은 1900년 이후에만 남쪽으로 250㎞나 확대됐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3월 “1923년 이해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하라 사막이 약 100년 동안 10% 이상 넓어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2억5000만 명 사막화 영향받아
건조지역의 약 7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있다.
사막화가 진행되는 곳은 건조지역 면적의 10% 미만이지만, 사막화 영향을 받는 인구는 전체 건조지역 주민의 20%를 차지한다.
사막화가 진행되는 곳의 인구는 1950년 1억7200만 명이었으나, 오늘날에는 6억3000명으로 늘어났다.
사막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 인구도 2억5000만명이나 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2011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육지면적 1억4900만㎢ 중 3분의 1인 5200만㎢에서 사막화가 진행됐고, 매년 서울 면적의 100배인 6만㎢가 사막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 사무국은 세계 168개국이 심각한 토양 황폐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사막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490억 달러(약 52조원)에 이른다.
참고로, 사막화방지협약은 기후변화협약(UNFCCC), 생물다양성협약(UNCBD)과 함께 유엔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유엔 환경 개발 회의에서 논의를 시작해 1996년 발효됐다.
197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1999년 158번째로 가입했으며, 2011년 10월 경남 창원에서 제10차 UNCCD 당사국 총회가 개최된 바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인구 증가로 2050년까지 식량 수요가 60% 늘어나고, 이에 따라 120만㎢(남한 면적 10만㎢의 12배)의 농경지가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되는 사막화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시아는 48개국 중 38개국이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사막화된 토지면적은 1671만㎢로 남한 면적(10만㎢)의 167배가 넘는다.
더욱이 사하라 사막이 있어 사막화가 심각하다는 아프리카의 1286만㎢보다도 넓다.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46개국은 이미 사막화 영향을 받고 있거나 사막화에 취약한 상태다.
나일 강 유역은 면적의 42%가, 차드호 유역은 면적의 26%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남부지역도 사막화
사막화 지역에다 건조로 인한 황무지까지 포함하면 2014년 말 현재 433만2800㎢에 이른다. 남한 면적의 43배이고, 중국 국토면적의 45%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가 사막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2011년 기준으로 사막화 토지 면적은 모두 12만㎢(남한 면적의 1.2배)로 전 국토면적의 11.2%나 됐다.
중국의 경우 최근 네이멍구(內蒙古) 등 북방지역뿐만 아니라 남방지역에서도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3년 3월 인민일보가 국가 임업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장시(江西), 푸젠(福建), 쓰촨(四川), 충칭(重慶) 등 중국 남방의 12개 성·자치구·직할시, 260개 현·시에서 사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남방지역에서 사막으로 변한 토지의 면적은 총 8800㎢(서울시 면적의 15배)에 이르렀다.
김수종·문국현·최열이 쓴 ‘지구 온난화의 부메랑-황사에 갇힌 중국과 한국’에는 다음과 같이 중국의 사막화를 묘사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네이멍구 등 중국 북부의 초원지대에서는 양과 산양 등 가축을 과다하게 방목하면서 방대한 초원이 사막으로 변했다. 풀이 메말라버린 땅은 여름에 약간 내린 비에도 토사가 씻겨나가고, 봄의 해빙기가 되어 푸석푸석하게 마른 땅에 강한 북서 계절풍이 불면 흙이 날렸다. 사막화로 양이 먹을 초지는 더욱 줄어들고 모래폭풍이 거세어진 땅은 사람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제 사막화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는 목축을 제한하고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초목을 잃은 땅은 양도, 농민도 수용할 수가 없다. 이것은 미국의 생물학자 가레트하딘의 유명한 논문 ‘공유지의 비극’이 그대로 현실화한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은 1968년 12월 13일 자 『사이언스』에 실렸던 미국 생물학자 가레트 하딘(G. J. Hardin)의 논문 제목이다.
각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채우느라 공동체 전체에 피해를 주게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목초지(공유지)에서 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각자 더 많은 소를 기르려 하다가 과도한 방목으로 풀이 없어지고 결국 소를 기를 수 없는 비극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호수 1166개 삼킨 몽골의 사막화
2014년 봄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잉흐툽신 몽골 기상청장은 “1940~2008년 사이 몽골의 평균기온은 2.14도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의 3배 수준”이라며 “2000년대 들면서 황사와 사막화가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2010년 몽골 정부의 조사 결과, 이전 10년 동안 호수 1166개, 강 887개, 우물이 2277개 말라버렸다. 전 국토의 80%가 사막이거나 사막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