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1.25 03:16
1990년대까지 대학가에선 '다방 커피'가 유행했다. 인스턴트커피와 설탕, 분말 크리머를 도자기잔에 적당량 넣고선 티스푼으로 휘휘 저어 마시곤 했다. 1999년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 1호점이 문을 열면서 다방 커피는 '카페 아메리카노' 문화에 밀렸다. 매장 안에 앉을 자리가 없으면 테이크아웃용 '종이컵 커피'를 받아들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당시엔 "무슨 커피숍이 이래?"라며 신기하게 봤지만 지금은 일상이 됐다.
▶종이컵은 1907년 미국에서 자판기 사업을 하던 형제가 발명했다. 생수를 담아 팔던 도자기컵이 잘 깨져 수지가 안 맞자 양초를 얇게 발라 물에 젖어도 찢어지지 않는 종이컵을 개발한 것이다. 당시 미국 열차 승객들은 음료수를 마실 때 공용(共用) 구리컵을 썼는데 바이러스·세균 감염 우려가 컸다고 한다. "일회용 컵이 전염병 예방에 좋다"는 말이 돌면서 형제가 개발한 종이컵은 불티나게 팔렸다. 일회용 컵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내는 자판기는 1946년 일본에서 개발됐다.
▶종이컵은 1907년 미국에서 자판기 사업을 하던 형제가 발명했다. 생수를 담아 팔던 도자기컵이 잘 깨져 수지가 안 맞자 양초를 얇게 발라 물에 젖어도 찢어지지 않는 종이컵을 개발한 것이다. 당시 미국 열차 승객들은 음료수를 마실 때 공용(共用) 구리컵을 썼는데 바이러스·세균 감염 우려가 컸다고 한다. "일회용 컵이 전염병 예방에 좋다"는 말이 돌면서 형제가 개발한 종이컵은 불티나게 팔렸다. 일회용 컵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내는 자판기는 1946년 일본에서 개발됐다.
![[만물상] 종이컵 112년](https://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11/24/2019112401595_0.jpg)
▶국내 소비되는 일회용 종이컵은 연간 260억개 정도다. 국민 1인당 평균 하루 1.4개꼴이다. 그런데 "재활용률은 5% 미만"(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이라고 한다. 종이컵 안쪽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PE)이 코팅돼 다른 폐지와 섞일 경우 재활용이 어려워 매년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종이컵만 250억개 안팎이라는 것이다. 직경 50㎝ 나무 3000만 그루 분량이다. 낭비가 이만저만 아니다.
▶2021년부터 카페에서 마시다 남은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가려면 100~200원을 물리고 장례식장 일회용 컵·식기를 사용 금지한다고 환경부가 발표했다. 2008년 폐지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도 2022년부터 재도입된다. 온라인에선 "과잉 규제" "불편하지만 가야 할 길"이라며 찬반이 나뉜다.
▶한국은 일회용품 사용 대국(大國)이다. 일회용 종이컵뿐 아니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00㎏에 육박하고 비닐봉지는 1인당 연간 넉 장 쓰는 핀란드보다 100배 많은 420장을 쓴다. 세계 1~2위 수준이다. 자원을 남용하면 서 재활용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국 환경오염이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그렇다. 불법 투기 등으로 전국 곳곳에 산처럼 쌓인 폐기물이 50만톤 넘는데 소각·매립지가 모자라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쓰레기 더미에선 침출수가 나오고 유독가스도 발생한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라고 자랑할 게 아니다. 국토가 쓰레기 천지인 선진국은 없다.
▶2021년부터 카페에서 마시다 남은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가려면 100~200원을 물리고 장례식장 일회용 컵·식기를 사용 금지한다고 환경부가 발표했다. 2008년 폐지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도 2022년부터 재도입된다. 온라인에선 "과잉 규제" "불편하지만 가야 할 길"이라며 찬반이 나뉜다.
▶한국은 일회용품 사용 대국(大國)이다. 일회용 종이컵뿐 아니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00㎏에 육박하고 비닐봉지는 1인당 연간 넉 장 쓰는 핀란드보다 100배 많은 420장을 쓴다. 세계 1~2위 수준이다. 자원을 남용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