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인도양·남태평양 섬 생태계 조사
소라 껍데기 대신 집 삼다 갇혀 떼죽음
인간이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소라게에게는 끔찍한 죽음의 덫이 되고 있다. 플라스틱에 갇혀 죽는 소라게가 인도양과 남태평양의 작은 섬 지역 두 곳에서만 매년 57만 마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 인도양과 남태평양의 작은 섬 지역 두 곳에서 매년 57만 마리나 되는 소라게가 플라스틱 통에 갇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쪽 사진은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를 오르는 소라게 두 마리 모습. /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소라게는 강한 햇빛과 천적에게서 자신을 보호할 껍데기가 없어, 버려진 소라 껍데기나 속이 빈 나무에 몸을 숨기고 사는 습성이 있다. 최근 두 지역에서 소라게가 해변에 쌓인 플라스틱 통을 소라 껍데기 대신 사용하면서 그 안에 갇혀 죽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알렉스 본드 박사는 "죽은 소라게가 부패하면서 내뿜는 화학물질은 다른 소라게에게 '누군가 죽었으니 이제 여기서 살아도 되겠다'는 신호를 전달한다"며 "이는 더 많은 소라게를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로 불러들여 떼죽음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작은 플라스틱 통 하나에서 소라게 사체가 526개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소라게 개체 수가 줄어들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가 편리하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는 환경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유해물질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