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방어를 꿰뚫는 가장 날카로운 창!
“
미사일 방어막을 돌파하는
극초음속 글라이더
”
203X년, 대한민국이 아세안(ASEAN)국가들과 공동 관리하는 동남아시아 주변 해상의 초대형 과학기지에 정체불명의 극단주의 테러단체가 침입한다. 다행히 과학기지의 국제 공동 연구원들은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지만, 불량 국가의 후원을 받는 극단주의 테러단체는 거대한 과학기지에 탄도 미사일도 막을 수 있는 뛰어난 대공방어 진지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과학기지의 사용권에 대해서 협상을 시도한다. 테러단체의 목적은 과학기지에서 항공기와 배에 대한 테러활동을 벌이는 것.
하지만 스텔스 전투기를 사용한 폭격을 추진했지만 영공 통과 및 배치 과정에서 정치적 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어, 국방부는 미사일사령부에게 극초음속 글라이더 “청룡”을 발사할 것을 명령한다. 미사일 사령부는 명령 즉시 과학기지를 향해 두 발의 극초음속 글라이더를 발사하는데 , 이 글라이더는 처음에는 글라이더에 붙여진 로켓 부스터로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처럼 상승하다가 부스터를 분리 한 후 성층권에서 마하 6 까지 가속하게 된다 . 이 때 , 극초음속 글라이더 발사를 알아챈 테러단체가 과학기지에 설치된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 위성으로 이를 알아챈 미사일 사령부는 극초음속 글라이더에게 회피기동을 명령한다 . 데이터 링크로 회피기동 명령을 받은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갑자기 급상승과 급하강을 반복하면서 꽈배기 모양으로 비행하고 , 극초음속 글라이더를 요격하러 오던 미사일은 극초음속 글라이더의 복잡한 비행을 따라잡지 못하고 추락하게 된다 .
대공 미사일을 피한 첫 번째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표적인 과학기지에 정확히 명중하는데 성공하고, 두 번째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속도를 줄이면서 과학기지 주변을 영상 레이더 센서(SAR)로 탐색하면서 미사일 사령부에 실시간 동영상을 전송한다. 이 때, 글라이더의 센서에 테러단체의 잔당이 대형 상선으로 탈출한 것을 발견하게 되고, 마지막 남은 글라이더가 이를 추적해 충돌하여 적 테러단체를 완전히 분쇄하는데 성공한다.
미사일의 최신 트랜드, 극초음속 글라이더
위의 가상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필자의 상상에 불과하지만, 세계 각국이 극초음속 글라이더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영어로 HGV(Hypersonic Glide Vehicle) 라고 하는데 , 보통 글라이더라고 하면 엔진 등 추진기관 없이 날개의 양력만으로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의미한다 . 동력이 없기 때문에 매우 긴 날개를 가지고 큰 양력을 얻는 대신 , 속도가 느리고 사뿐하게 날아다니는 것으로 흔히들 이야기된다 . 잘 알려진 레저 스포츠 중 하나인 패러글라이딩 (Paragliding) 도 낙하산 모양의 글라이더를 활용해서 비행하는 셈이다 .
하지만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일반적인 글라이더와 외형, 구조, 특징이 전혀 다르다. 유일한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직접적인 추진기관이 없거나 매우 작다는 점이다.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같은 부스터 끝에 달린 채로 발사된 다음, 부스터에 의해서 상승하고 가속하는데, 이때 마하 6 이상까지 속도를 늘린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탄도미사일과 이 부분은 똑 같은데, 부스터가 모든 연료를 소모하고 난 다음의 기동성이 극초음속 글라이더의 강력한 능력을 결정짓는 가장 큰 특징이다.
즉 ,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이 부스터 가속 직후 그대로 낙하하거나 , 탄두가 분리되어 낙하하는데 이 때 낙하궤도는 거의 일정하거나 종류에 따라 아주 조금 각도를 조절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부스터에서 분리된 직후 , 마치 비행기처럼 선회 , 상승 , 하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무기로서의 치명성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 .
따라서,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요격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기존의 MD(미사일 방어)시스템은 탄도 미사일의 특성, 즉 일정한 비행궤도로 낙하하는 것을 이용해, 적이 미사일로 어디를 노리는지 파악하고 미리 사람들을 대피시키거나 정확한 요격미사일 발사 타이밍을 잡을 수 있는데,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변화무쌍하게 비행하기 때문에 어디에 떨어질 것인지 알기 매우 힘들다. 또한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적의 대공 방어가 약하거나 산이나 건물로 막힌 곳 뒤로 돌아가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기존의 탄도미사일보다 두,세배 가까운 치명성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 중
이처럼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기존의 미사일 공격전술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국방선진국들이 사력을 다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원래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1970년대 미국 록히드사의 “Axe” 등 수십 년 전부터 개발을 추진해 왔던 것이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실용화를 하지 못하다가 핵미사일의 다탄두 시스템(MIRV)이나 우주여행용 여객기 기술 등을 활용하여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MD를 무력화시키는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글라이더 https://www.youtube.com/watch?v=o-5UEq32-wc 출처 : 러시아 국방부>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글라이더 출처 : 러시아 국방부>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글라이더가 대기권에 진입하는 모습 출처 : 러시아 국방부>
2018년 12월 러시아가 공개한 아방가르드(Avangard)는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극초음속 글라이딩 핵 미사일로, 5천 km 이상 떨어진 표적을 미국의 MD(미사일 방어체계)의 요격을 피하면서 명중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아방가르드의 성능에 대해서 정확히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최소 마하 10 이상의 빠른 속도에서도 자유롭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 미국과의 핵무기 균형에 균열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승절에 공개된 DF-17 극초음속 글라이더 https://www.youtube.com/watch?v=CMUbpMTfZtE 출처 : CGTN TV>
<전승절에 공개된 DF-17 미사일 출처 : eng.chinamil.com.cn>
<전승절에 공개된 DF-17 미사일 출처 : Fas.org>
중국 역시 올해 10월 1일 DF-17 이라는 극초음속 글라이더를 공개했다. DF-17은 부스터와 글라이더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부스터는 중국의 주력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DF-15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 끝에는 납작하고 뾰족한 상어같이 생긴 독특한 삼각형 비행체와 세 개의 날개가 달려 있다. 이 글라이더 부분의 명칭은 DF-ZF라고 알려져 있는데, 원통형, 혹은 원뿔형이 아닌 삼각뿔형으로 된 이 글라이더는 마하 7 이상에서 회피기동이 가능하여 중국의 주변국들을 크게 긴장시켰는데, 실물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미사일들과 달리 DF-17은 수십 기가 TEL(이동식발사대)에 탑재되어 퍼레이드를 진행하여, 빠른 실용화에 성공했음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LRHW 극초음속 글라이더 출처 US Army
LRHW 극초음속 글라이더 출처 US Army
미국 역시 극초음속 글라이더 확보를 위해 무척 노력중인데, 특히 구 소련시절부터 지켜온 INF(중거리미사일 조약)이 2019년 8월에 폐기되자 몇 종류의 극초음속 글라이더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 육군이 운용할 LRHW(Long Range Hypersonic Weapon)는 미국의 극초음속 글라이더 전력의 핵심이 될 전력으로, M900 트럭에 컨테이너를 실어 이동식 전개가 가능하고, LRHW에 탑재되는 C-HGB(Common-Hypersonic Glide Body) 라는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LRHW 미사일 뿐만 아니라 공대지, 함대지 등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 육군은 LRHW 뿐만 아니라, 여러 극초음속 무기를 배치하여 미래전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육군 극초음속 프로젝트(Army Hypersonic Project Office)라는 부서를 창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도서방위 고속 활강탄 출처 일본 방위성
마지막으로, 그 동안 공격용 무기의 개발과 도입을 제한해왔던 일본 자위대에서도 극초음속 글라이더를 개발 중이다. 도서방위용 고속 활공탄( 島嶼防衛用高速滑空弾 ) 혹은 고속활공탄으로 불리는 이 무기는 2025년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으로, 명목상으로는 일본의 도서지역에 적이 공격했을 때 본토에서 즉시 대응하기 위한 방어용 미사일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인 성능, 즉 500km 이상의 먼 거리에 있는 적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피해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동일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고를 지향하는 군의 미사일전력
물론, 우리 군 역시 질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전력을 가지고 있다. 핵보유국의 ICBM(대륙간 탄도탄)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육군의 미사일 전력을 책임지는 육군 미사일 사령부의 전력은 대한민국의 안전을 보장하고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도탄사령부의 주력 미사일들 https://www.youtube.com/watch?v=ggaIg7NcWgE 출처 : 대한민국 국방부>
유도탄사령부의 현무 II 미사일 출처 김민석
유도탄사령부의 현무 III 미사일 출처 김민석
미사일 사령부의 핵심 전력은 일명 “현무”로 불리는 지대지 미사일들이다. 현무 미사일에 대해서는 알려진 부분이 많이 없지만, 각종 퍼레이드에서 우리 군의 전략적 타격능력을 과시함은 물론, 각종 실 사격 훈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우수한 정밀도와 신속성을 대내외에 자랑한 바 있다. 우리 육군의 미사일 사령부와 군의 미사일 전력이 지속적인 성능개량과 발전으로 미래 한반도 안보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길 기대한다.
글 : 김민석 군사전문가<육군 SNS 필진>
※ 본 글은 「육군 아미누리 블로그」 필진의 기고문으로, 육군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이미지
댓글 0
'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 > 군 개혁 10년 프로그램을 짜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SDN, 광주서 알루미늄 소형 선박 1호 진수 (0) | 2020.01.05 |
---|---|
美본토서 조종해 적국 표적 핀셋 제거⋯ 김정은·테러조직이 벌벌 떠는 '킬러 드론' (0) | 2020.01.05 |
이란 군부실세 정밀타격 사살한 美..대북 우회 경고 메시지 되나 (0) | 2020.01.04 |
코너 몰린 트럼프, 미국인에 '대통령의 근육' 보여줬다 (0) | 2020.01.04 |
핵 잠수함도 좋지만, 4만원짜리 전투복부터 개선해야 (0) | 2019.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