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1.04 03:20
대선 앞두고 외교실패 비판받자 '이란軍 실세 제거' 과감한 베팅
美여론, 전쟁 앞에선 뭉치는 경향… 美국방부 "대통령 지시" 강조
美 "미국인 이라크 떠나라" 소개령… 협상 언급하며 확전은 경계
"게임이 바뀌었다(The game has changed)."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일 오전(현지 시각) 펜타곤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억지력이 이란에 작용하는가'란 질문에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저녁에 국방부는 '대통령 지시로(At the direction of the President)'란 문구로 시작하는 성명을 내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대외 정책의 판이 바뀐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일 오전(현지 시각) 펜타곤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억지력이 이란에 작용하는가'란 질문에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저녁에 국방부는 '대통령 지시로(At the direction of the President)'란 문구로 시작하는 성명을 내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대외 정책의 판이 바뀐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번 군사 행동은 2020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국내적으론 대통령 탄핵 심판의 소용돌이, 대외적으론 이란과 북한에 대한 외교 정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비판 속에서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솔레이마니 제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엔 강경책, 북한에 대해선 유화 정책이란 상반된 전략을 펼쳤지만 두 가지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잇따른 외교 실패가 트럼프 재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 시점에 트럼프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적국의 군 실세를 제거해 '군사적 근육(muscle)'을 과시했다. 오바마 정부 때인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이 무장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주재원 3명이 사망했는데도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온적으로 대응해 미 국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그런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미국을 겨냥한 테러 등 안보 위기 앞에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시점에 트럼프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적국의 군 실세를 제거해 '군사적 근육(muscle)'을 과시했다. 오바마 정부 때인 2012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이 무장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주재원 3명이 사망했는데도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온적으로 대응해 미 국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그런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미국을 겨냥한 테러 등 안보 위기 앞에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하다.
솔레이마니는 중동에서 반미(反美) 테러 도발을 일으켜온 이슬람 시아파의 친(親)이란 무장 조직, 즉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와 레바논 헤즈볼라 등의 비밀 작전을 설계해왔다. 그는 1979년 이란 혁명 때부터 혁명수비대에 가담한 혁명 1세대로, 실제 영향력은 대통령을 능가한다는 평도 듣는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등 역대 미 대통령들은 솔레이마니를 암살해야 한다는 군의 보고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를 건드렸다간 자칫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 전면전을 각오한 트럼프의 과감한 베팅은 미 국내 정치 면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여당인 공화당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표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손에 미국인의 피를 묻힌 이란 정권에 대한 중대한 타격"이라고 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솔레이마니 죽음을 애도할 미국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트위터에 성조기 그림을 올려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성공을 '자축'했다. 이는 가뜩이나 반미 성향이 짙은 이란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국무부는 즉각 이라크 내 자국민에게 신변 안전을 이유로 소개령을 내렸다. 트럼프는 3일 오전엔 "이란은 전쟁에선 이긴 적이 없다. 그러나 협상에선 진 적이 없다"고 트위터에 썼다. 이란의 보복 위협에 경고 목소리를 내면서도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우린 긴장 완화에 전념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정치적 고비를 군사행동으로 돌파하곤 했다. 그는 2017년 4월 미·중 정상회담 도중 시리아 정부군이 반(反)정부군 학살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데 대해 공습을 지시했다. 오바마가 시리아의 배후였던 러시아와 이란을 의식해 시리아 측에 "레드라인(화학무기 사용)을 넘지 말라"고 경고만 했던 것과는 달랐다. 지난해 10월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미 하원의 탄핵 조사가 진행되던 와중에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사살했다.
이란과 전면전을 각오한 트럼프의 과감한 베팅은 미 국내 정치 면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여당인 공화당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표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손에 미국인의 피를 묻힌 이란 정권에 대한 중대한 타격"이라고 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솔레이마니 죽음을 애도할 미국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트위터에 성조기 그림을 올려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성공을 '자축'했다. 이는 가뜩이나 반미 성향이 짙은 이란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국무부는 즉각 이라크 내 자국민에게 신변 안전을 이유로 소개령을 내렸다. 트럼프는 3일 오전엔 "이란은 전쟁에선 이긴 적이 없다. 그러나 협상에선 진 적이 없다"고 트위터에 썼다. 이란의 보복 위협에 경고 목소리를 내면서도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우린 긴장 완화에 전념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정치적 고비를 군사행동으로 돌파하곤 했다. 그는 2017년 4월 미·중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