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맛] [17] 전남 완도의 김
세계인들이 건강식품으로 주목… '검은 종이'가 '바다의 블루칩'으로
美·佛·캐나다 등 16개국 수출
완도 김 양식 漁家 500여곳 평균 6억~7억 수익 남겨
70~80대도 1년에 3억 벌어
지난 20일 오전 전남 완도군 군외면 당인리 물김 위판장에선 완도 청정해역에서 갓 수확한 물김이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선상에 있는 물김 상태를 살핀 한들수산 대표 서순필(61)씨는 120㎏씩 담긴 물김 자루 120개를 1500만원에 샀다. 싱싱한 물김은 차량으로 20분쯤 떨어진 완도 농공단지의 한들수산 김 가공공장으로 옮겨졌다. 바닷물이 든 저장탱크에 넣은 물김은 열풍건조 공정 등을 거쳐 2시간 30분 만에 바짝 마른 사각형 김으로 재탄생했다. 완도산 물김이 마른김으로 1차 가공된 것이다. 24시간 가동하는 공장은 하루에 마른김 40만장씩을 생산한다. 이 중 70%가 수출길에 오른다. 미국·일본·중국·태국·프랑스·인도네시아 등 10개국이 넘는다. 그래서 완도에선 김이 '검은 황금'으로 통한다. 30년째 김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서씨는 "7년 전에는 수출 물량의 90%를 일본에 의존했는데 요즘은 일본에는 10%만 수출할 정도로 김 맛을 알게 된 국가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전복 최대 주산지 완도에서 요즘 김이 날개 돋친 듯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2015년 미국·일본·대만 등 8개국에 수출한 완도 마른김 수출액은 4억1000만원이었다. 4년 만인 지난해 수출액은 141억2000만원으로 무려 35배 껑충 뛰었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일본·미국·대만·태국·베트남·캄보디아·프랑스·캐나다·폴란드 등 16개국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0년 수출국은 미국·일본 2곳뿐이었다. 덩달아 김 양식 어가(漁家)는 2015년 214곳에서 올해 500여곳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전복 최대 주산지 완도에서 요즘 김이 날개 돋친 듯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2015년 미국·일본·대만 등 8개국에 수출한 완도 마른김 수출액은 4억1000만원이었다. 4년 만인 지난해 수출액은 141억2000만원으로 무려 35배 껑충 뛰었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일본·미국·대만·태국·베트남·캄보디아·프랑스·캐나다·폴란드 등 16개국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0년 수출국은 미국·일본 2곳뿐이었다. 덩달아 김 양식 어가(漁家)는 2015년 214곳에서 올해 500여곳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김이 건강식품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한때 김에서 전복으로 중심추가 옮아갔던 완도가 '명품 김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되찾고 있다. 국내 전체를 놓고 봐도 김 수출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부동의 수출 품목 1위였던 참치를 끌어내리고 지난해 수산물 1위 수출품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6775억원(2만6979t)으로 2010년 1160억원에 비해 6배쯤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김 수출이 늘자 "김은 물에 뜬 재물이라는 말이 제대로 실감 난다"는 어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완도 당인리에서 50년째 김 양식을 이어오는 박광산(74)씨는 "서양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김을 거리낌 없이 즐긴다니 격세지감이 든다"고 말했다. 30년간 김 양식을 한 유성태(63)씨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전복보다 김 양식이 훨씬 낫다"며 "전복을 접고 김 양식으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은 10월 말부터 이듬해 5월 초까지 수확한다. 6개월 한철 바짝 김을 채취하면 평균 6억~7억원 수익을 남긴다고 한다. 박씨는 "70~80대 노인들도 1년에 3억원은 그냥 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수출이 늘자 "김은 물에 뜬 재물이라는 말이 제대로 실감 난다"는 어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완도 당인리에서 50년째 김 양식을 이어오는 박광산(74)씨는 "서양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김을 거리낌 없이 즐긴다니 격세지감이 든다"고 말했다. 30년간 김 양식을 한 유성태(63)씨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전복보다 김 양식이 훨씬 낫다"며 "전복을 접고 김 양식으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은 10월 말부터 이듬해 5월 초까지 수확한다. 6개월 한철 바짝 김을 채취하면 평균 6억~7억원 수익을 남긴다고 한다. 박씨는 "70~80대 노인들도 1년에 3억원은 그냥 번다"고 말했다.
김은 오랫동안 '검은 종이'로 불렸다. 1980년대 중반 유럽과 북미, 중동 등에서 김을 먹는 한국 사람을 보고 "검은 종이를 먹는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유럽에선 김은 바다의 잡초로 취급됐다. 1986년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유럽에서 인체의 방사능 오염을 막는 데 김이 탁월한 효과를 낸다고 해서 노르웨이·독일·러시아 등에 김이 점차 알려졌다고 한다. 열량은 낮고 영양은 풍부한 김은 30여년이 흘러 세계인의 인기 식품이 됐다. '검은 종이'는 이제 '바다의 블루칩' '식품산업의 반도체' '바다의 반도체' '수산업계의 반도체' '실리콘밸리 스낵' '수퍼 푸드' '검은 황금' '블랙푸드' '한국 대표 K 푸드' 등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몽드가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한국'이란 제목으로 완도와 해남, 신안 등 전남 해조류의 우수성을 보도했다. 특히 완도 김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완도 출신 김영록 전남지사가 어린 시절 김을 직접 수확하고 김 부각을 만들어 먹었던 경험도 소개했다. 전남은 지난해 전국 김 생산의 78.3%를 차지했다. 한때 국내 김 생산의 60%를 담당했던 완도는 전남에서 고흥, 진도, 해남 다음으로 김을 많이 생산한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올해 프랑스를 교두보 삼아 첨단 김 가공 기술로 유럽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몽드가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한국'이란 제목으로 완도와 해남, 신안 등 전남 해조류의 우수성을 보도했다. 특히 완도 김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완도 출신 김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