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북한 급변시(急變時) 휴전선 안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화이트보스 2008. 9. 28. 08:44

북한 급변시(急變時) 휴전선 안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맡고 있던 전투 조종사 탐색 구조 임무가 30일 한국군 단독 책임으로 넘어온다. 조종사 탐색 구조란 한반도 내에서 조종사가 임무 중 조난되거나 적진에 고립됐을 때 주·야간으로 탐색해 구조하는 임무다. 이를 마지막으로 2003년 시작된 주한미군 10대 임무의 한국군 이양이 완료되게 됐다.


주한미군 임무의 이양이 끝나면 외형상으로는 우리 군이 평시에 이어 전시까지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게 된다. 그러나 지금 한·미가 이러고 있을 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북한의 유일 통치자 김정일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상황이다. 앞으로 김정일의 유고(有故)나 그에 준하는 사태가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다. 북한의 후계구도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이동 과정이 순탄하리라고만 예상할 수는 없다. 북한 내 세력들 간에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면 어느 한쪽이 군사적 도발로 북한 내부와 세계의 관심을 휴전선 쪽으로 돌리려 할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경우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운명은 살얼음판 위에 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군(軍) 지상의 목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휴전선 부근에 이상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한반도가 그 살얼음판을 무사히 통과하게 하는 것이다.


한·미 간 전시작전권 이양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직후에 합의됐고, 다시 주한미군 10대 임무 이양은 김정일이 신변 이상에 빠진 직후에 완료됐다. 가장 부적절한 시점에 시작돼 가장 민감하고 위험한 시기에 마무리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그동안의 핵 폐기 과정조차 되돌리려 하고 있고 김정일은 43일째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미군이 맡고 있던 역할이 강화돼도 모자랄 이때에 그 역할들이 모두 한국군으로 넘어왔다. 이것이 과연 적절한 시점인지, 북한 군부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모두가 생각해볼 일이다.


자주국방이란 원칙에서만 본다면 한반도 내의 군사적 상황에 우리 군이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은 일이고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반도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전쟁 방지다. 자주국방이란 이름이 아무리 멋지다 해도 그것이 상대의 오판 가능성을 열어줘 분쟁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면 결코 가서는 안 될 길이다. 우리 군이 욕심을 부리거나 서두를 때도 아니고, 미국이 부담을 덜고 빠져나갈 궁리만 할 때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