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북한 노동신문은 10.4 선언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놓고 "하늘에 대고 주먹질하는 격의 무엄한 망동으로 추호도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오늘자 노동신문은 "만일 매국역적의 무리들이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며 무분별한 반공화국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간다면, 부득불 북남관계의 전면 차단을 포함해 중대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김정일 장군님께서 친히 서명하신 10.4 선언에 대해, 한나라당 패거리가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감히 하늘을 거역하는 무엄한 망동'이라는 얘기입니다. 자유민주주의적 절차에 의거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한민국 정부는 '극우분자들이 장악한 괴뢰정부'요, '매국역적의 무리'라는 것이 그들의 시각입니다.
결국 저들은 대한민국 역시 '김정일 하느님'께 절대 맹종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매국 역적'이거나 '괴뢰도당'이요, '무엄한 망동'이 된다고 보고 있는 셈입니다. 매국 역적-극우 괴뢰도당에 불과한 남한 정권과 모든 관계를 전면차단하겠다는 저들의 큰소리는 자못 비장해 보입니다.
오늘자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보면서, 과연 우리 정부측 공식 논평이 저런 식으로 나갔다면 북측이 어떻게 나왔을지 새삼 궁금해지기도 합니다."매국 역적-극좌 괴뢰도당 김정일 집단은 감히 하늘과 동격인 인민들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우리측 논평이 나갔다면, 저들이 얼마나 길길이 날뛰게 되었을지 상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저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대한민국의 존엄을 훼손하면서, 남북관계란 것도 어느 때든 집어던질 의지와 자격이 있다고 큰소리치고 있습니다. 마치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질책하는 듯한 태도입니다. 대한민국을 '김정일 제국'의 식민지쯤으로 여기는 듯한 오만방자함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매국역적-괴뢰도당'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이미, 6.15선언과 10.4 선언을 스스로 위배하고 있다는 것을 저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도 저들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따라 북남관계를 발전시키고 자주통일과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은 우리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고 뻔뻔하게 늘어놓고 있습니다.
"속에 칼을 품고 입에 꿀발린 소리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는다"
오늘자 노동신문 논평원이 했던 소리입니다. 오늘의 이슈 필자는 그 논평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주고 싶습니다.
"속에 핵을 품고 입마저 그리 방자해서야 누구에게 통하겠는가!"
프리존뉴스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