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부러진 무안 풍력발전단지
대체에너지 '희망'에서 '고철'로 전락
▲ 무안 운남면 하묘리 분전마을에 터전을 잡은 무안풍력발전단지가 관리 소홀로 흉물로 변한
채 방치 되고 있다.
ⓒ 전라도닷컴
무안군 운남면 하묘리 분전마을. 붉은 황토밭 사이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날개가 세 개 달린 초대형 바람개비다.
서해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고 끝없이 펼쳐진 야트막한 언덕에 하얀 바람개비가 세워져 아름다운 곳이다.
이 곳은 바람개비의 터전인 무안지구 풍력발전단지. 하지만 바닷바람처럼 시원하게 돌아가야 할 바람개비는 녹이 슨 채 멈춰 있고 여기저기 날개가 부러져 있었다.
멀리서 바라본 풍경과는 딴 판이다.
▲ 지난 95년 8월 한국화이바가 설치한 풍력발전기가 날개
가 파손된채 서 있다.
“팔랑개비가 몇 년 전부터 안 돌고 멈춰 부렀어.”
단지 옆 깨밭에서 풀을 뽑고 있던 정순례(69)할머니는 “전에는 잘 돌아갔는디 언제부턴가 그럽디다”고 말한다.
“갯바람이라 바람이 쎄지라. 그 난리를 치고 땅 사놓고 이렇게 만들어 놨는디 고장나서 인자는 썩고 있소.”
같이 일 하던 할머니도 거들었다. “그렁께 말이오. 정부돈 갖다 놓고 맹그러 놨으면 잘 돌아가게 해야제. 돈이 남아돈갑소.”
할머니들은 밭에 일하러 오면 바람개비가 ‘휭휭’소리를 내며 잘 돌아갔다고 했다.
“전에는 구경오는 사람도 많았제. 이것이 뭣인가 보러오는 차들로 까뜩 찼어”“저것이 발전용이 아니고 연구용이여. 외국사람이 와서 여러 기종으로 바꿨어”“여기서 발전해서 전기회사로 판답디다”등등의 말이 이어진다.
하묘리 둔전마을 이장 김홍조(41)씨도 풍력발전기가 언제부터 고장났는지 잘 모르겠지만 장소를 옮긴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했다.
무공해 대체에너지 실용화 위해 지난 94년 세워
둔전마을 양파밭에 풍력발전기가 들어선 것은 지난 94년 7월. 산업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이 무공해 대체에너지 실용화 방안으로 150㎾급 소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했고, 지난 99년까지 중대형인 750㎾급 발전기까지 모두 6기가 세워졌다.
당시 에너지관리공단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 무안 갯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1석2조’의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무안 풍력발전단지는 관리 소홀로 흉물로 변한 채 방치되고 있으며 다른 장소로 옮겨져야 할 천덕꾸러기로 변했다.
이유는 무안공항 개항으로 인한 고도제한 때문. 운영·설치회사인 한국화이바가 96년부터 연구개발을 끝내고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지만 2000년부터 무안공항이 건설돼 6㎞이내 75m 이상 건축물은 고도제한으로 못 짓게 돼 있다.
따라서 높이 75m인 750㎾급 발전기를 이전해야 하지만 장소가 결정되지 않아 철거를 해야 할 처지다.
한국화이바는 지난 92년부터 96년에 1차 연구개발추진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11억원, 자부담 31억원 등 42억원을 투입해 80㎾, 170㎾, 300㎾급 풍력발전기를 자체 개발했지만 상업용 전기생산 실패로 평가돼 기기가 고철로 전락했다.
무안공항 건설 따른 고도제한으로 철거해야 할 판
또 지난 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실시한 2차 연구개발한 중대형 750㎾급 풍력발전기는 관리비 등의 이유로 전력 공급마저 끊겨 결국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특히 2차 연구개발비로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지원금 36억원을 포함해 자부담 24억원 등 모두 60억원을 투자했지만 정부 권장사업이어서 개발업체가 실패하더라도 국고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상남도 밀양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화이바측은 “무안풍력발전단지는 발전사업을 하기 위한 초기설비로 연구개발 목적으로 만들었다”면서 “개발사업을 끝내고 상업발전을 시도했지만 무안공항이 들어서는 바람에 ‘전기사업’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이바측은 “2차 사업을 시작할 때 공항이 들어설 줄 몰랐다”며 “550㎾와 750㎾의 경우 정상가동될 경우 연간 1억5000만원 정도 수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관광산업과 상업용 전력 생산의 목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세웠던 둔전마을 ‘바람개비’. 당초 잘못 판단한 정부의 정책과 운영회사의 관리소홀로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 > 신재생 에너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지 않는 풍력발전기 “돌겠네!” (0) | 2008.10.20 |
---|---|
도쿄, 에너지 절약이 에너지 생산! (0) | 2008.10.20 |
군산풍력발전소 발전수입‘짭짤’ (0) | 2008.10.20 |
국내기술로 중국에 풍력발전소 건설 (0) | 2008.10.20 |
국산 최초 고리 풍력발전기 준공 (0) | 2008.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