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부러워하던 아이슬란드는 왜 파국에 2008/10/19 15:00 | 추천 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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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에 가까운 대서양의 작은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미국 발 금융 위기의 첫 제물이 됐다. 카우프싱 은행 등 주요 4개 은행의 부실화로 국가 경제가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 외국에 급전을 빌리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으나 도움을 찾기 힘들다.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 금융을 받기 직전 상황이다. 아이슬란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6만2733달러(세계은행 조사)로 세계 3위였고 2007년 유엔 주도 투표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두가 칭찬하고 부러워했던 아이슬란드의 경제는 어떻게 해서 순식간에 거품이 된 것인가?
1인당 GDP 세계 3위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호프다홀린 자동차의 전시 판매장에서 업소 주인인 루나르 올라프슨은 말보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고객이 오늘은 한 명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는 고급 차를 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수입을 시작했죠. 한 달에 120~140대를 팔기도 했습니다. 100% 은행 대출로 차를 팔았죠. 온라인으로 금융기관에 신청하면 됐습니다. 10분 걸렸죠. 매우 쉬웠습니다. 그런데 모든 게 너무 빠르게 과거로 되돌아갔어요. 한 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한 달 만이죠. 인근의 자동차 딜러 두 곳이 이미 문을 닫았습니다.”(지난 10월 5일 영국 신문 가디언 보도) 금융시장 대폭 개방하고 고금리 정책 아이슬란드인의 자금 출처는 어딘가? 아이슬란드 부의 급증은 세계화, 교역 및 금융에 대한 규제 제거 그리고 아이슬란드를 지리적 고립으로부터 풀어준 정보기술(IT)이 한데 결합하면서 가능했다고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Grimsson)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말한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 10월 10일자).
2004년부터 IMF 등이 ‘거품 붕괴’ 잇단 경고 2004년부터 몇 번의 경고음이 아이슬란드에 울리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상장 기업과 비상장 기업들이 자기 자본 없이 매수 예정 회사의 자본을 담보로 돈을 빌려 기업을 매수(leveraged buy`-`outs)하는 게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파이낸셜타임스 10월 10일자). 1년 뒤 IMF는 아이슬란드의 금융감독청에 환율 급락과 이자율 변화가 있을 경우 이 나라 금융계에 불어닥칠 리스크를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보도록 요구했다.
2006년 신용평가기관들은 카우프싱 은행의 등급을 내렸다. 무디스는 이자율이 급등하고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카우프싱 은행의 국내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아이슬란드의 3개 상업은행의 도매 시장을 통해 빌리는 자금이 너무 많고 급속도로 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초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이슬란드 통화 코루나를 가장 과다 평가된 통화라고 진단했다.
“외화 없어 수입식품 사올 수 없다” 지난 10월 4일 레이캬비크 주민들은 슈퍼마켓에 몰려가 올리브 기름과 파스타를 마구 사들였다. 슈퍼 측이 외화가 없어 이들 수입식품을 당분간 사올 수 없다고 발표한 뒤였다. 아이슬란드의 노인 세대는 젊은층을 ‘크루트 킨슬로틴’ 즉 ‘껴안고 싶은 세대’라고 부른다. 환경보호를 생각하고, 진지하고, 하지만 응석받이인 이들은 유기농 카페를 옮겨 다니며 아이슬란드의 4인조 밴드 시규어 로스(Sigur Ros)나 가수 겸 배우 비욕(Bjork)의 음악을 즐기곤 했다.
“그들은 I 세대입니다. 아이 팟, 아이 폰 등 모든 게 I로 시작하죠. 이제 우리는 바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살림살이를 줄여야죠. 우리는 북대서양 대구와, 아이슬란드산 양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이젠 거위 간이나 일본제 간장 등 수입품을 잊어야죠.”(아이슬란드의 최고 요리사로 불리는 잇기 할) 영국 정부기관·기업들 수십조원 예치 아이슬란드 은행의 붕괴 이후 특히 영국에 강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지난 9월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12%를 기록하자 이자율을 15.5%로 올렸다. 이는 영국의 3.5%, 다른 유로 통화 지역의 4%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였다. 이에 해외 투자가들은 이자율 차이를 노리고 아이슬란드 은행에 앞다퉈 예금을 맡겼다.
한반도 절반 크기에 인구 32만 노르웨이와 그린란드 사이 북위 60도대의 섬나라. 면적은 쿠바 크기인 10만3000㎢이고 인구는 32만명. 화산, 간헐천, 어업으로 유명하다. 9세기 노르웨이에서 사람들이 건너가 살기 시작했으며 1944년 독립까지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다. 경제가 어업에 전적으로 의존, 세계은행은 1973년까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했다. 데이비드 오드손(Oddson) 전 총리(재임 1991~2004)가 자본 시장 규제 완화, 은행 등 국영 기업 민영화를 단행해 21세기 초반 번영의 길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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