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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 옌볜서는 한국돈 인기 '상한가'

화이트보스 2008. 11. 30. 18:32

지금 중국 옌볜서는 한국돈 인기 '상한가'
하루 최대 70억원 거래..원화 전용통장도 등장
연합뉴스

지금 중국 옌볜(延邊)에서는 한국 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이 급속히 치솟는 가운데 앞으로 다시 환율이 하락할 것에 대비해 원화를 사두려는 재중동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소재 교통은행 지점들이 원화를 공식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각 지점에는 위안화를 원화로 환전하려는 고객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옌지에 있는 모든 교통은행 지점들은 창문이나 입구에 ’원화를 팝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원화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재중동포 리모씨는 “대략 10월 초부터 옌지의 모든 교통은행 지점에서 일제히 안내문을 붙여놓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29일 오후 옌지(延吉) 서시장 부근의 한 교통은행 지점에는 토요일이었지만 위안화를 원화로 바꿔 놓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지점의 한 직원은 “지난 7월부터 원화 환전 및 예금 업무를 취급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송금 업무까지 취급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각 지점에서는 원화 전용통장을 만들어주면서 예치기간에 따라 0.15% 안팎의 이자까지 지급한다는 안내문까지 걸어놓았다.

은행에서는 창구 직원들이 원화를 세는 장면도 쉽게 목격할 수 있어 마치 한국의 한 은행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켰다. 아예 환율 시세판에는 달러, 유로, 엔화, 파운드 등 다른 국제통화와 함께 ’10만원 =481위안’으로 당일 환율시세까지 고시하고 있었다.

옌지시내의 한 교통은행 지점에서 만난 40대 재중동포 남성은 기자를 만나 “위안화가 비쌀 때 한국돈을 사뒀다가 나중에 환율이 내려갔을 때 되팔면 적지 않은 환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수중에 있는 돈 일부를 원화로 환전해 예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서 거꾸로 유학이나 취업 등 명목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에게 원화를 송금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옌볜지역 교통은행 지점들이 적극적인 원화 판촉활동에 돌입하면서 일일 거래 규모도 최대 수십 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사업가 박모씨는 “최근 평소 친분이 있는 은행 간부로부터 옌볜지역 원화 거래액이 많을 때는 하루 70억원에 이른 적도 있었다는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옌볜조선족자치주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8월 옌볜지역 교통은행에 예치된 원화는 39억2천만원에 그쳤지만 9월 이후 다시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이 치솟고 은행의 적극적 마케팅까지 맞물리면서 원화 거래액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옌지 시내에서는 사설환전상들이 은행에 드나드는 손님을 붙잡고 은행보다 유리한 환율을 제시하며 원화를 팔라고 유혹하는 장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한국에서 한중 양국 간 불법송금인 ’환치기’ 업자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들어가면서 이들의 영업도 이전보다 많이 위축되기는 했지만 원화 매집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시내에서 만난 한 사설환전상은 “이건 불법이 아니냐”고 기자가 묻자 “우리가 한국돈을 사서 은행에 예금해주면 서로 좋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입력 : 2008.11.30 13:06 / 수정 : 2008.11.30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