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세계최대 '컨'船 "부산항 얕아서 못 들어가"

화이트보스 2008. 12. 3. 14:12

세계최대 '컨'船 "부산항 얕아서 못 들어가"
삼성중공업 건조 1만3천800TEU급, 수심 문제로 첫 기항지 상하이로
연합뉴스

이달 중순 첫 취항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이 ’부산항에 첫 기항한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중국 상하이항을 첫 기항지로 선택했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환영행사와 함께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이 부산항에 첫 기항한다’는 상징성과 마케팅.홍보 효과를 기대했던 부산 항만업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일 부산항만공사(BPA) 등에 따르면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마무리작업이 한창인 세계 최대 규모인 1만3천800TEU급(1TEU는 20피트 짜리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 선박이 15일 명명식과 인도식을 가진 뒤 18일 중국 상하이항으로 떠난다.

이 배의 주인이자 세계 2위 선사인 MSC는 당초 이 배의 첫 기항지로 부산항을 계획했었다.

MSC 측은 부산항 감만부두에 선석배정을 요구하는 등 부산항 기항을 기정사실화했었으나 부산항의 얕은 수심 때문에 첫 기항을 고민해왔다.

MSC 측은 최소 16m의 안정적 수심을 요구했으나 감만부두를 비롯한 부산항 북항의 항로와 안벽 수심은 15m밖에 되지 않는다.

부산항만업계의 한 전문가는 “결국 부산항의 얕은 수심 때문에 안전문제를 고려해 MSC 측이 첫 기항지를 상하이로 옮긴 것으로 본다”라며 “국제 해운업계가 1만TEU급으로 컨테이너 선박을 초대형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부산항의 수심 문제는 앞으로도 항만 경쟁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PA는 이 배가 부산항에 첫 기항하게 되면 상당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대대적인 환영행사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부산항이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이 기항할 만큼 항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물동량 수요도 충분하다는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감만부두 운영사 측은 안벽수심이 16m 정도 되는 신선대 부두의 선석을 빌려 기항시키는 방안까지 준비했으나 기항지 변경으로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BPA 관계자는 “MSC 측에서 첫 기항지를 바꿔 실망스럽긴 하지만 기항지 변경 이유에 대해서는 ’선대(船隊) 조정을 위한 것’이라고만 언급했다”며 “다음에는 부산항에 기항할 수 있도록 선사 측과 협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입력 : 2008.12.03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