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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추락 초비상(超非常)… 정부도 초비상 대책 내놓으라

화이트보스 2008. 12. 13. 19:55

한국은행은 12일 내년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국내 민관 경제연구소들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올해 1.5%에서 내년 0.8%로, 설비 투자는 올해 0.2% 감소에서 내년 3.8% 감소로, 수출증가율은 3.6%에서 1.3%로 얼어붙고 굴러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들, 특히 서민들이 이 바람을 온몸으로 받고 견뎌야 한다는 말이다.

고용 사정은 더 심각하다. 신규 취업자는 작년 28만명에서 올해 14만명으로 반토막 나고 내년엔 4만명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한다. 2년 만에 신규 취업자가 86%가 사라지고 14%만 남는 것이다. 2년제 대학을 포함해 55만명에 이르는 대졸자들에게는 취업의 길이 사실상 막혀버렸다. 55만명의 대학 졸업자 중에서 4만명만 일자리를 구하고 51만명이 백수(白手) 신세가 된다면 그들 가정은 얼마나 암담한 분위기에 빠지겠는가. 대학에 가지 못하고 고교 졸업과 함께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젊은이들은 절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 상반기엔 이미 있던 직장의 일자리마저 4만개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은 청년부터 중·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실업자로 넘쳐날 것이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이 내년 상반기 0.6%에서 하반기엔 3.3%로 올라가고 2010년엔 4%로 더 나아진다는 것이다. 한은은 "내년 2% 성장 전망은 세계 경제 성장률 1.9%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거나 마이너스로 가면 우리 성장률도 더 낮아지고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세계은행이 최근 전망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0.9%다. 결국 우리의 성장도 2%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달 초 내년 성장률 3%를 전제로 경기 부양대책을 내놓았다. 정부 지출을 당초보다 10조원 늘리고 기업 설비 투자에 대한 감세를 3조원 늘려 성장률을 1%포인트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런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성장률 전망은 2%로 내려앉았다. 다시 한 달이 지나면 그땐 또 어떤 경기 전망이 나올까 생각하면 등골이 으스스하다.

정부가 이런 흐름을 바꿔놓겠다면 초비상(超非常) 상황에는 초비상 대책으로 맞서겠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말로는 "전대미문 경제위기에 걸맞은 전대미문 대책을 세우겠다"고 하면서도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내고 만다. 4대강 하천 정비사업 예산으로 올해보다 6000억원 늘어난 1조6788억원을 책정해놓고는 "한국판 뉴딜사업"이라 부르는 실정이다. 미국일본의 경제 당국자들이 들었으면 하품을 하고 말았을 것이다.

정부가 그 동안 내놓은 경기 부양대책 규모는 33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7% 수준이다. 중국은 GDP의 16%를 쏟아 붓기로 했고 미국과 일본은 GDP 6~7%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식어가는 경제에 숨을 불어넣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 정부는 정말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태 앞에서 전대미문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