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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진단] 새 북미관계 구축될 때까지 불확실성 증폭

화이트보스 2009. 1. 1. 10:34

[한반도 정세 진단] 새 북미관계 구축될 때까지 불확실성 증폭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12.31 18:11 | 최종수정 2008.12.31 21:08



오바마 정부 '유연한 대북정책 예고' 호재로
양측 신경전 땐 역효과… 김정일 건강도 변수
정부, 北·美대화 속도 맞춰 탄력적 대처 필요


2009년 한반도 정세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변수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새 정부 출범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 등 북한의 복잡한 내부 사정이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도 관심거리다. 북핵 폐기 협상도 한반도 정세의 풍향을 결정할 것이다. 결국 올해는 한반도 정세 차원에서 볼 때 과도기적이고 조정기적인 성격이 강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장으로 한반도 정세는 어떤 식으로든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라는 미국 변수가 가장 중점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오바마 행정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핵 협상과 북미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 임기 초에 북핵 해결의 큰 틀을 마련하지 못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몰고 올 변화의 방향은 아직 유동적이다. 오바마 새 정부가 새 정책을 추진하고 새 북미 관계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진통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 신정부가 부시 행정부보다 유연한 대북정책을 펼 것이라는 점은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북핵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올해는 북미가 서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간단치 않은 신경전을 벌이면서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6자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것이 그 예고편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새로운 미 정부 출범으로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정세가 호전되더라도 연말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이와 관련,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고 새 한반도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과도기적 성격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 위원장의 건강과 경제난 등 내부 사정 때문에 남한과의 새로운 관계 모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쯤 남북관계가 안정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복잡한 내부 사정은 한반도 정세에 그늘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권력 내부에서 김 위원장을 향한 충성경쟁이 격화되면서 대남 강경노선을 강화할 것이고, 이에 따라 남북관계 경색도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는 이래저래 개선의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국방연구원 전경만 책임연구위원은 더 나아가서 "올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등으로 북한 체제 자체의 급변 가능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해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정부의 탄력적인 대응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고유환 교수는 이와 관련, "남북관계 경색과 북핵 협상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우리 정부가 창의적인 안을 내야 한다"면서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함께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도 "북미 대화 속도에 맞춰 정부의 대북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천실 선임기자 chun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