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풍수기행

“하늘과 땅이 비밀스럽게 감춘 땅 덕 쌓고 선행한 사람에게 돌아가”

화이트보스 2009. 1. 21. 14:56

[풍수기행]“하늘과 땅이 비밀스럽게 감춘 땅 덕 쌓고 선행한 사람에게 돌아가”

[풍수기행]<52> 현몽과 적덕에 의한 명혈득지(2) 중국 경장땅 張九의 사례


 



현몽과 적덕에 의한 명혈득지의 이번회 소재로 중국의 풍수지리에서 전해오는 내용 중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이야기 하나를 골랐다.

굳이 우리나라 사례를 제쳐두고 중국의 소재를 제시한 것은 풍수지리학의 시원이 중국이고 이번 소재 역시 근거가 너무 확실하게 밝혀진 문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덕과 현몽으로 잘 구분돼 하나의 소재로 묶어진 점이 주제와 잘 맞아 떨어졌다.

특히 중국 명나라 서선계와 서선술 형제가 무려 40년 가까운 세월을 두고 저술한 ‘인자수지(사람의 자식이라면 모름지기 알아야 할 내용)’ 에 소개됐으며 청나라 장구의가 지은 ‘탁옥부’라는 문헌에도 소개된 것이어서 그 내용이 허무맹랑한 구전설화가 아니라 문헌설화로서 설득력과 신뢰성이 높다고 여겨져 선택했다.

이야기의 요점은 이렇다.

중국의 적계 장씨 장구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의 가정교육에 크게 영향 받은데다 천성이 정직하고 착해 주위사람들로 부터 칭송이 자자했다.

부모들이 자식교육을 시킬 때 마다 “장구씨의 본을 받아 선덕의 모범이 되라”고 할 만큼 그의 선행과 공덕은 널리 알려졌다.

이렇듯 선망의 대상이 돼 올바르게 성장한 장구의 곁에는 엄격하면서도 인자한 할아버지의 가르침과 인격의 감화가 있었다.

장씨는 훌륭한 스승이었던 조부가 사별한 마음을 채 달래기도 전에 부모님마저 타계하는 슬픔까지 삭혀야만 했다.

원래 정직하고 근면해 세간을 늘려 나가면서도 늘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후덕한 마음을 쓴 탓에 올 곧고 인자한 행실이 널리 퍼져 그 선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장구씨가 경장땅을 가게 돼 그 곳에서 볼일을 마치고 서둘러 귀가길에 오르다 공중화장실에 들러 용변을 마치고 나오던 중 화장실 구석에 놓인 보따리를 발견하고 궁금해 열어 보니 그 속에는 거금과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 있었다.

장씨는 오랜시간 그 곳에서 주인을 기다렸으나 주인이 오지 않자 관가에 보따리를 맡기기로 마음먹은 차에 주인이 나타났다.

내용물을 수차례 확인하고 주인에게 돌려주었으며 주인이 내미는 사례마저 한사코 물리쳤다.

10여일이 지난 어느날 밤 꿈에 할아버지가 나타나 “네가 음공을 쌓아 하늘에서 길지명당을 내려주니, 날이 밝은대로 서쪽으로 10여리를 가게 되면 꽤 큰 시냇물을 건너는 교량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곳에서 우연히 산을 팔려는 사람이 있을 터인 즉 그 산을 사라”고 말했다.

장씨는 꿈속에서 조부가 일러준대로 그 곳에 도착하자 두 사람이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내가 당신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한 방법으로 저 산을 이전해 주겠소”라고 말하자 다른 사람이 “아니 되오. 내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객지인데 저 산이 무슨 소용이 있겠소. 내게 줄 빚을 돈으로 주시요”라며 설전만 계속하고 있었다.

꿈속에서 조부가 일러준대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장씨는 별 실익이 없어 보이는 그 석산을 샀다.

그 석산에 명혈대지가 있을 것으로 믿었던 장씨는 명성이 드높은 지사를 초청해 명당대지를 찾으려고 했지만 워낙 암반으로 된 험한 산이라 혈이 될 만한 자리를 찾지 못했다.

계속 100여명의 지사를 초청해 진혈을 찾으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장씨는 ‘내가 덕이 모자라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여기며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냇가에 다리를 놓아 주는 등 선행을 계속해 나갔다.

그런지 3년이 지난 어느날 장씨의 아내가 꿈을 꾸었는데 신인(神人)이 나타나 “조천납촉형(照天蠟燭形)·밀납으로 된 촛불이 하늘을 밝히는 형국)의 명혈이 그 석산 정상에 있으니 찾아 쓰도록 하라. 대부대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로 부터 꿈 이야기를 전해들은 장씨는 너무 기쁜 나머지 한 달음에 그 산 정상에 올랐다. 그럴듯한 곳이 눈에 띄어 쌓였던 돌멩이를 치웠다.

그 곳에는 너무나 놀랍고 뜻밖에도 매우 좋은 흙이 있었는데 겨우 한 봉분을 쓸수 있도록 허용할 자리였다.

장씨는 조산(祖山)을 이 곳으로 이장했다.

이 곳은 산꼭대기여서 원진수(元辰水·혈을 싸고 도는 물길이 서로 만나 흐르는 물줄기)가 직류로 빠져나가 혈에 응결된 지기가 물 따라 빠져 나가 불리했으나 50년이 지나면서 직류가 구곡수(九曲水·구불구불한 형세의 물길)로 변해 크게 발복하기 시작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 명당을 일컬어 ‘음덕명당’이라 호칭하고 덕을 많이 쌓은 장씨에게 돌아온 당연한 결과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하늘이 감추고 땅이 비밀스럽게 만들어 놓은 ‘천장지비’의 명혈중의 괴혈은 천지의 기밀인 탓에 적덕으로 얻어지는 것이지 인력으로 쉽게 구해 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해 준다. 또 석산의 석혈은 하늘의 뜻으로 정통풍수에 정진해온 진정한 지사의 눈에만 그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보기에는 혈이 없을 것 같은 석산에도 역량이 뛰어난 지사의 눈에는 명혈이 밝혀지기 마련이며 그런 혈은 덕을 쌓은 사람에게 돌아간다.

우리나라 각 도의 명혈 등 수혈의 태반이 석혈에 있다는 것도 본 사례와 관련지어 되새겨 봐야 한다. 이는 풍수지리학 연수의 중요한 영역인 것이다.

금강산 옥녀창가 동공형, 속리산의 석산(石山) 와우형 등 조선 4대지는 말할 것 없고 부안 석상와우형(石上臥牛形)등 호남 56대 명혈도 석산중의 대지이다. 모두가 쉽게 눈에 띄지 않고 적선과 선행으로 깨끗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회는 꿈속에서 괴로워 하는 선조의 모습을 예사롭게 넘기지 않고 끊임없이 구산에 힘쓰는 등 효심으로 얻어쓴 명당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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