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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거취’ 이성적 접근 필요하다

화이트보스 2009. 1. 29. 14:01

김석기 거취’ 이성적 접근 필요하다
     입력시간 : 2009. 01.29. 00:00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를 놓고 말들이 많다. 대개의 국민적 여론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울부짖는 철거민들을 과잉 진압한 경찰의 무자비함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야당과 반(反) 이명박 시민·사회단체는 다음달 1일부터 ‘김석기 사퇴’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거리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의 분위기론 경찰이 영락없는 죄인이 됐다. 감정보다 법은 호소력이 약하기에 이같은 여론의 흐름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용산 참사가 일어나자마자 국회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심지어는 여당 일부 의원들마저 책임자 문책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강력한 법질서 유지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찰에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국가에서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법보다 감정이 앞서는 우리의 정서에서 원인이야 어찌됐던 결과적으로 경찰이 국민의 생명을 무자비하게 앗아간 꼴이 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우리가 이성을 갖고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포퓰리즘이 법 위에 군림하면서 “내가 곧 법”이라고 외치는 세상이 됐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이야 법의 폭력성과 비합리성 때문에 그에 대한 거부와 저항, 불복종이 곧 ‘정의’였고 국민적 감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잖은가. 때문에 이번 사건은 누구의 잘잘못을 탓하기 전에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는 대명제에서 출발해야 마땅하다. 용산 참사의 희생자 가운데는 해당 재개발지역과 관련이 없는 전철련(전국철거민연합) 회원들이 포함된 줄 안다. 제 3자까지 개입된 시위대가 염산병에다 화염병, 시너, 새총 등을 갖췄다는 것은 계획적이었음을 가늠케하는 대목이다. 혹여, 경찰이 이를 방치해 화를 키웠다면 이 또한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을 게 분명하다. 이래저래 경찰은 동네 북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용산 참사와 관련해 김 내정자와 경찰 지휘부의 사퇴요구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정당한 공권력을 집행해 민주질서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은 그들의 책임이자 의무다. 그렇다고 경찰이 잘했단 얘긴 결코 아니다. 이 시점에서 한국사회를 통찰하는 냉철한 이성적 시각이 필요해 보인다.